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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9 08:41

'에어콘' 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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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콘’ 키세요?                            청초  

    ‘찌리링 찌리링‘
    시계를 보니 밤 11시다.
    “여보세요“ 받고 보니 전주 사는 막내아들 전화다.
    “어머니 더운데 어찌 지내세요? 아버지는 좀 어떠세요."
    다급한 소나기식 질문이다.

    “그래, 잘 지내고 있어, 너는 지금 어디냐? 저녁은 먹었니? 아버지는 벌써 주무셔.
    아버지는 병원 다니시느라 고생이시지 뭐... 엄마도 힘들어“ 나도 같은 식.  

    그 애는 밤늦게 연구실에서 퇴근을 하며 꼭 제 집에 귀가 하는 길에 전화를 한다.
    운전 중 전화는 걱정이 되니 아무리 말려도 안 되는가 보다. 하루 중 그때가 마음이
    제일 한가하여 엄마생각이 나는 시간인가 보다. 매번 그런 식으로 그 아들은 전화를
    한다.
    그러하니 그런 정황을 아는 내가 인사 차리고 체면을 챙길 형편이 아닌 걸 익히 안다.
    하기사 어떤 때 제 아들아이를 데리고 운동 나왔을 때에는 손자와 통화도 시키고
    제대로 잘 하기도 한다.

    내가 어쩌다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하면
    ‘늦은 시간에 그렇게 전화를 하시면 놀래게 되요.’한다.
    작년에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을 하고 위중하다고 병원 측 권유로 한밤중에 급히 아이들
    셋을 불러 모은적이 있어 놀랬기 때문이리라.  

    “어머니 요즘 에어콘 트세요?”
    “아니, 아직 안 켜는데...”
    “언제 틀려고 그러세요?”
    “겨울에 틀려고 그런다. ㅎㅎㅎ”
    제법 심각한 질문에 느슨하게 장난끼 섞인 내 대답.

    "어머니, 요즘 노인들이 더위 때문에 돌아가시고 한다는 T.V.뉴스 못 보셨어요.
    큰일 나세요. 전기 값 때문에 그러세요? 제가 전기 값 내어 드릴께요.“ 한다.
    그 애네는 혼자 멀리 떨어져 산다. 자주 우리를 못 만나 보게되니 영 애가 타는가 보다.
    그 애는 제가 아이를 키워보니 어머니 아버지 마음이 너무 잘 이해가 된다며 뒤늦게 바짝
    철이 난 아들이다.

    며칠 전에 남편이 “더운데 에어콘 콘셋트 끼어 놓을까?“ 했다.
    그때는 초벌 더위라 참을만하여
    “아직 괜찮다”며 말렸다. 전원을 끼워 놓으면 안 써도 누전식으로 전기가 흘러 나가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엊그제 밤에 남편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 데 정말 못 견디게 더웠다.
    다음날 아침 일찍 남편에게 에어콘 콘셋트를 끼워 달라고 부탁을 했다.(전원의 콘세트 위치가 커다란 에어콘 뒤 높은 곳에 자리 해 있어서 좀 까다롭기 때문이다.)    

    어제 밤 작은 아들이 전화로 왜 에어콘을 안 켜냐고 한소리 들었다고 하니 남편은
    “당신도 내 말은 안 듣고 아들 말은 잘 듣네” 한다.
    평소 무슨 음식들, 나물이나 버섯등 음식을 영 안 들다가 애들이 그런 걸 자시는 게 좋다고 하면 잘 들곤 한다.'내 말은 영 안 듣고 애들 말은 잘 듣는다’고 한 내 말에 대한 반격이구나. 혼자 웃음이 나온다. '말은 안 해도 속 궁량은 다 있네... '

    오전 중에는 지낼만하다가 오후기 되면 나는‘박씨부인’모양 내 안방의 작은 에어콘을 켜고 들어 앉는다. 나는 더위에 약하다. 어느 핸가 아주 무덥던 여름날 너무 더우니 머리가 아파 하루 왼종일 어름을 싼 타월을 머리에 이고 살았다. 그다음 해 이른 봄에 일찍 아이들 셋이서 어울려 설치 해 주었다.

    그래도 글을 쓸적에는 내 서제 책상위에 손바닥 크기의 아주 작은 선풍기와 방바닥에 조금 큰 선풍기를 동시에 틀면 그냥 지낼 만 하여 그리하고 지낸다. 이렇게 무더운 날이면 모두 한꺼번에 전기 냉방기구를 사용하여 전국적으로 전력 과부하 현상을 일으키곤 한다. 나부터 작은 실천으로 이런 난국을 해결하는 데에 일조를 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장마철도 지나고 한창 더운 날씨다. 제 철을 만난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더위를 식혀 주기는 커녕 더욱 더 더운 여름날임을 실감 나게 한다.

    동문 여러분 어떻게 지내세요.^^
    이 무더운 여름을 잘 지내시고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 

                                                             2012.7.29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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