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다는 것 / 안도현

by 김 혁 posted Apr 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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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다는 것 / 안도현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 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이정규


그대가
내 마음을 흔들 때

마음의 빗장을 열었다

우리 두 사람
저녁 노을이 아름답고
꽃향기 아무리 고와도
우리들의 사랑은
밤 하늘에 별빛 만큼이나 아름답지

나의 발걸음에
그대가 심호흡을 하고
당신의 속 마음에
내 입술은 파르르 진동을 하네

두 사람
앞서거나 뒤처지는 법은 없다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되어서
오직
한 길을 가고 있으니...


 

[차 한잔의 風景]


 


난생 처음 얼굴을 붉혔습니다
뛰는 가슴 속에 꼭 꼭 숨겨 놓고
내가 주는 마음 만 먹고
살아 온 사람입니다.



강산이
오십 번을 더 변했어도
내 첫사랑은
항상 열아홉 순정입니다.

 

찰랑거리는 머리 결
흰 저고리에 남색치마
손에는 시집 한 권
지금도 고향길
나란히 걷고 있습니다.



                  De Grazia's Song / Sammi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