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아름다운 대부도에 가족여행(후편) 청초 이용분
좀 있자 저녁시간, 바베큐를 하려고 모든 식재료를 들고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팬션 주인이 숯불을 피우고 고기구울 준비를 해 준다. 가늘고 커다란 철사망 새 석쇠를
올려 놓는 데 닦지를 않는다. 내가 그걸 물에 좀 닦아 달라하니 마지 못해 흐르는 수돗물에
대강 닦아준다.모든 공산품의 공정을 짐작 해 아는 터라 분명 마지막에 녹이 나지 말라고
무언가 약품을 발랐을 터인데 귀찮으니 생략을 하는 모양이다. 피워 놓은 숱을 보니 참숯이
아닌 육각형의 인조 숯이다. 보통 육각형 숯은 발암물질이 많이 나온다고 알고 있던 터다.
근데 필리핀산 야자껍질 숯이라나. 믿거나 말거나인데 숯값만 3만원이란다.
항상 그러했듯이 사위가 목장갑을 끼고 솔선 고기를 굽기시작 한다. 식탁위에는 작은
며느리가 준비해 온 갖가지 쌈 야채에 과일을 접시에 먹음직하게 차려 놓는다. 고기는
마불이 되고 연하다. 각가지 쌈들은 싱싱하다. 모두 맥주와 막걸리와 소주를 한잔씩
따라 잔을 높이 들어 아들의 생일을 축하한다. 즐거운 기분에 잠겨 우리 모두는 만족하고
행복하다. 재작년 무릉계곡에서 갖었던 행사 못지않게 즐겁다.
강아지중 한 마리가 식탁 밑에서 조용히 고기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기름진 부분을
가위로 뜯어내어 연방 주니 냉큼 받아먹고 많이 해본 가락이다. 우리를 서빙하느라
그렇겠지만 주변에서 서성대는 팬션 사장에게 큰 아들이 먼저 고기를 얹은 쌈을 크게 싸고
맥주를 권하며 먹기를 권한다. 큰 아들은 어디서나 자상한 배려와 인정이 넘친다. 그렇게
몇 번인가 술과 고기 먹기를 권하며 나누어 준다.그렇게 야외 바비큐 시간은 끝이 났다.
지는 해와 더불어 석양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밤이 되었다. 이제 케잌에 불을 켜고 생일을 축하 할 차례다. 어린 손자 아이들은 저희 끼리
서로 어울려 즐겁다.
나의 애들이 어릴적니아 결혼하기 전에라도 이렇게 한방에 모여 살기는 드믄 일이다.
모두 한방에 모여 분위기가 고조 되니 손자 아이들이 더 즐겁다. 제일 기분이 좋은 게
개구쟁이 건우다. 요즘 유행하는 율동적인 춤을 추며 제 흥에 겨워 우리 모두를 즐거움과
웃음바다를 만든다. 모두 추임세를 넣으며 신명을 복돋아 주었다.
마침 방에 비치된 상이 두 개 있어 잇대어 놓고 케잌과 잘 익은 수박을 잘라 보기좋게 담고
과자류를 늘어놓으니 참한 생일상이 차려졌다. 아들 나이 만큼 초를 꽂고 불을 붙였다.
뜻은 같지만 모두 다른 음색으로 입을 맞추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뒤이어 생일
축하금 전달식, 매번 똑같은 식구들이 모여 사진을 찍으니 어느 게 누구생일인지 구분이
안 된다.
어느 날 막내아들이 돈을 받는 쪽을 향해 손가락을 표시하여 그를 구분하게 하자 하여 한바탕
웃었다. 즐겁게 축배를 높이 들어 다시 생일을 축하한다. 이렇게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어울려 즐거운 이 밤은 점점 깊어갔다.
좀 있자 막내아들이 축하폭죽을 준비 했다면서 아이들을 끌고 나간다. 나도 마음이
동하여 슬그머니 찾아 나갔다. 조금 길가를 벗어난 곳에 자리를 하고 벌써 폭죽 발사를
시작했다. 별도 안 보이는 유난히 깜깜한 밤하늘을 향해 갖가지 형태로 아름다운 불꽃이
퍼지며 수를 놓는다. 큰아이가 어렸을 적에는 후암동에 살았다. 매 팔월 십오일이면 남산에서
광복절 기념 폭죽을 터뜨리는 걸 큰 골목에 나가 구경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이제는 떠날 날, 단 하루 밤이라는 짧은 만남이 아쉽기만 하다.
아침은 며느리들이 카레라이스를 준비 했다. 딸아이가 만들어 온 며루치볶은에 매콤한
새우볶음. 메추리알조림 계란 말이, 오이지. 큰 며느리가 준비한 종갓집표 배추김치,
아침밥도 꿀맛이다. 온가족 둘러 앉아 오손도손 이 분위기는 정말 어느 곳에서도 보기 드문
평화롭고 단란한 분위기다.
어느 사이 아래층에 내려가 아이들이 그 강아지들을 끌어 안고 있었던 모양이다. T.V에
집안에서 키우는 애완견은 매일 목욕을 시키니 덜 하지만 밖에 키우는 개는 그렇지가 않아
찝찝하다. 아이들이란 잠시도 주의를 게울리 할수 없는 존재다. 아이어미인 작은 며느리가
모두 깨끗하게 목욕을 시켜 새옷을 갈아 입히느라 마쁜중에 번거롭다.
막 길을 나서려는데 밤새 몰려 왔는지 갑자기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제 각각 차를 나누어 타고 이번에는 연안 부둣가 해산물 공판장에서 싱싱한 회를
뜨고 그 뼈를 가지고 가면 찌개를 끓여 주는 곳을 찾아 길을 나섰다. 사위가 인터넷
에서 찾아 보았단다. 전혀 새로운 경험이다. 우리는 조금 생소한 일이긴 하지만
그리 해 보기로 했다.
과연 네비게이션을 따라 갔더니 바닷가 어판장이 나타난다. 비는 여전히 억수로 쏟아진다.
모든 걸 젊은 며느리와 딸에게 일임하고 우리는 바닷가 음식점에 찾아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좀 있자 싱싱한 회를 담은 큰 접시 두 개를 들고 아이들이 온다. 가재미와 우럭 회란다.
정말 싱싱하고 부드럽고 푸짐하다. 생선 뼈를 넣어 끓인 찌개를 곁들여 맛있는 점심을 마쳤다.
식후 우리 모두는 이제 욧트전시장을 구경 할 참인데 비는 그치지 않고 쏟아진다. 결국은
그 찌개를 먹은 음식점 앞에서 미리한 인사가 이번 행사와 오늘의 마감 인사가 되었다.
분당집으로 무사히 귀가를 했다. 그러나 우리는 월요일이면 남편이 작년에 수술을 받았던
심장을 재검사 하기로 되어 있어 마음은 조금 무겁다.
석양이 아름다운 해변의 집에서의 행사도 가족 모두 합심 협동하여 잘 치루어냈다.
나날이 힘들어져 가는 세상살이에서 가족만큼 큰 힘이 되는 원천이 어디에 간들 있으랴.
원래의 바램대로 이번 모임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이 더욱 사랑하게 되고 즐거운 가족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내년에는 우리 가족 모두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계획 하였다.
201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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