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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3 22:01

아, 이 따뜻한 세상!!

조회 수 533 추천 수 7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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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 따뜻한 세상!

      새해 들어 밤새
      처음 눈이 내리더니
      느닷없이 내려간 기온으로
      조금 내린 눈이
      얼어 붙어서...

      차가 다니는 큰 길들은
      다 녹았지만
      햇볕이 비치지 않는
      골목 길들은
      꽁꽁 얼어 붙었다.

      아파트 뒷길 개울 옆으로 난
      참한 산책길이 꽁꽁 얼어서
      그만 오가는 이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래도 찻길 다리 밑으로
      난 이 길로 가면
      자동차가 오가는
      큰길을 건너지 않고도
      건너편 쪽으로 갈수 있기 때문에...

      살살 사람들이 밟지 않은
      맨 눈위를 골라서 가보려고
      조심조심
      걷기 시작하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조심하세요, 길이 미끄럽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누구일까 ...

      나를 아는 사람인가?

      뒤돌아 보니
      추워서 귀마개 까지 한
      옆길로 지나 가던
      전연 모르는 어떤 사람이
      나를 쳐다 보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 나는
      아!
      이 따뜻한 세상...
      갑자기
      온 세상이 따뜻하다!

      얼음이 언 개울가에서는
      조금 푹해진 날씨에
      얼음이 녹아
      내려앉는 소리가
      `지지직 지지직` 하고 들려 온다.

      나, 오늘 여기로 오길
      참 잘 했구나!!
      이 따뜻한 세상도 보고
      개울에 얼음이
      녹는 소리도 듣고 ...

      갑자기 봄이면
      대동강 얼음 녹는 소리가
      '쩌렁쩌렁' 난다는
      옛 이야기가
      생각난다.

      모란봉 을밀대
      그 곳에도
      지금 쯤
      새 봄은
      오고 있겠지...

                            2004년 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