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오는 날 / 우전 임원식 "-
산으로 가야 한다.
저잣거리에서 만나는 눈보다
산길에서 만나는 눈이 좋다.
영하의 빛들을 빨아드린
산의 숨 소리를 들어야 한다.
나뭇가지를 퍼덕거리는
휘파람 새의 목소리 따라
알몸들의 나무 사이를
산 속에 호흡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싶어
그 길을 간다.
노루도 만나고,
토끼도 만나고,
다람쥐도 만나고,
바위 틈의 춘란의 잎을 만나고
지하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세상 밖의 소리를 들으며
하얀 눈으로 나를 씻고 싶다.
가슴속에 쌓인 욕망의 찌꺼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