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 일 / 김정섭 " -
나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끝까지
같은 길이 되어 주는 사람과의
동행자가 되고 싶다.
나는, 여정旅程을 출발하였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흔들림 없이
종착역까지 길이 되어주는 사람과의
동행자가 되고 싶다.
나는, 서로가 바라보는 눈높이를 같이 하며
내가 있어 길이 되는 것이 아니고,
네가 있어 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동행자가 되고 싶다.
나는, 천천히 돌아가고자 할 때나,
직선으로 달려가고자 할 때나,
때로는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을
때에도 완급을 적절하게 배려하여
점복되지 않는 길을 유지해 주는 사람과의
동행자가 되고 싶다.
나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초순이나 하순이나,
봄이나 가을이나, 여름이나 겨울이나,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이상적인 협력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둘이서 하나의 길이 되는 사람과의
동행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하나가 된 우리들의 길 위로,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고,
겨울이 가면 새봄이 오고
슬픔이 가면 기쁨이 오고,
미움이 가면 사랑이 오고, 오해가 가면 화해가 오고,
어둠이 가면 밝음이 오고 끝이 가면
또다시 새로운 시작이 여명처럼 오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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