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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7 23:03

그 빈 터 / 김영석

조회 수 524 추천 수 7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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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빈터 / 김영석" -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옛 절터나 집터를 찾아가 보라 우리가 돌아보지 않고 살지 않는 동안 그 곳은 그냥 버려진 빈 터가 아니다 온갖 푸나무와 이름모를 들꽃들이 오가는 바람에 두런거리며 작은 벌레들과 함께 옛이야기처럼 살고 있다 밤이 되면 이슬과 별들도 살을 섞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진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린다 소중한 이름과 얼굴마저 까마득히 잊어버린다 그렇게 많은 것을 잃고 잊어버린 마음의 빈 터에 어느날 문득 이르러 보라 무성히 자란 갖가지 풀과 들꽃들이 마파람 하늬바람과 작은 새 풀벌레들과 오순도순 살고 있다. 그 드넓은 풀밭과 들꽃들 위로 지는 노을은 아름답다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