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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4 07:03

산경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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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경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르고 새 날아 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 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됐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 . . 詩 /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