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는 아는가 / 박만엽 -
살아있다는 것은
아침이 되어 파고드는 실낱같은
햇살에 눈 비비며 깨어나
이슬 같은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록 숨은 쉬고 있다고 하여도
곁에 둘 수 없는 아픔과 그리움에
사무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살아있다는 것이 죽음보다
더 나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헤어짐이란 어떤 헤어짐도
아름다울 수가 없는 것
뇌(腦)와 가슴 사이에 삶과 사(死)의
다리 하나를 만들어 놓고
진종일 서성이는 자(者)가 있다면
바로 너 때문이라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