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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마음으로 / 이은봉 지금 그 마음으로 처음 그 마음으로 살아라 한다 목백합나무 잎사귀 위로 고이는 아침 이슬처럼 그렇게 살아라 한다 내가 이런 말 할 수 있을까만 그래도 지금 그 마음으로 그 착한 마음으로 고향 들녘 송아지 잔등 위로, 쏟아져 내리는 봄햇살처럼 그렇게 살아라 한다 애초의 마음으로 지금 그 마음으로 살아라 한다 내가 이런 말 할 수 있을까만 그래도 설레이는 참새의 앞가슴 앞가슴 털의 따뜻함으로 살아라 한다 처음 그 마음으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아 있을 때까지 살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꿈틀거릴 수 있을 때까지 저기 북한산 연봉 위 늙어 더욱 찬란한 소나무 등걸 하나 청청청, 솟아오르고 있다 솟아오르며 환히 웃고 있다.

2013.06.14 21:30
지금 그 마음으로 / 이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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