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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풀꽃 / 김영천

향기가 짙거나 그 모양새가 너무 아름다워 가슴깊이 흠양하는 그런 꽃이 아니라 우리가 숲길 걸으며 자칫 놓치고 마는, 이름이 무어더라 이름이 무어더라 늘 조금은 그런 낯 선 풀꽃이길 바란다 철따라 화병에 꽂아두고 하루에 몇 번씩이나 엎드려 그 향기를 사모하는 그런 찬란한 꽃이 아니라 책갈피에 꼽아두고 한 몇 년은 잊었다가 문득 책을 펼치면 툭, 떨어지는 그런 아주 작은 풀꽃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