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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슬픔에게 ... 이태수

 

 

나의 슬픔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불을 켜서 오래 꺼지지 않도록
유리벽 안에 아슬하게 매달아 주고 싶다.
나의 슬픔은 언제나
늪에서 허우적이는 한 마리 벌레이기 때문에,
캄캄한 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이거나
아득하게 흔들리는 희망이기 때문에.

빈 가슴으로 떠돌며
부질없이 주먹도 쥐어 보지만
손끝에 흐트러지는 바람소리,
바람소리로 흐르는 오늘도
돌아서서 오는 길엔 그토록
섭섭하던 달빛, 별빛.

띄엄띄엄 밤하늘 아래 고개 조아리는
나의 슬픔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불을 켜서
희미한 기억 속의 창을 열며
하나의 촛불로 타오르고 싶다.
제 몸마저 남김없이 태우는
그 불빛으로
나는 나의 슬픔에게
환한 꿈을 끼얹어 주고 싶다.

 

 

 

 

 

 

 

 

 

 

 

 

 

 

 

풍경風磬 ...이태수

 

 

바람은 풍경을 흔들어 댑니다

풍경 소리는 하늘 아래 퍼져 나갑니다

 

그 소리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나는

그 속마음의 그윽한 적막을 알 리 없습니다

 

바람은 끊임없이 나를 흔듭니다

흔들릴수록 자꾸만 어두워져 버립니다

 

어둡고 아플수록 풍경은

맑고 밝은 소리를 길어 나릅니다

 

비워도 비워 내도 채워지는 나는

아픔과 어둠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두워질수록 명징하게 울리는 풍경은

아마도 모든 걸 다 비워 내서 그런가 봅니다

 

 

 

 

 

 

 

 

 

 

 

 

 

 

 

 

 
아침이슬같은 음악 

 

 

 

 

 

 

 

 

사진...세잔느. -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