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
문우회에서 돌아오는 길 좀 느지감치 닫기 직전에 농협슈퍼에 들렸다. 필요한 상추와 두부 흑미 무얼 더 살게 없나... 하고 둘러보던 중, 햇 옥수수가 가판대 위에서 팔리고 있다. 어떤 사람이 백 개를 사가게 되어 있어서 중간에 끼어들어서 조금은 못 판단다. 원래 옥수수를 사려고 들른 건 아니니 그까짓 아쉬울 건 없다. 값이나 알아보자 싶어“얼마에요?”하니 한 개에 4백 원이란다. 싸기는 하다. 옥수수껍질을 벗기는 작업이 끝나면서 백개가 채워져 나도 몇 개 사기로 했다. 새로 온듯 낯이 선 여 판매원이 갑자기 옥수수수염이 약이 되니 옥수수 껍질을 쓰레기 봉투에 치우면서 골라 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잘못 들었나... 내가 산것만이라면 모르겠지만 한두개도 아니고 그 많은 옥수수껍질 처리하는 일은 생각만해도 골머리스럽다. 안 되면 말일이지 나는 손목도 아픈데 무엇때문에 그렇게까지 해야 될 사정인가 하고 의아하다. “요즘 우리 남편이 편찮아서 내가 아주 힘이들어 껍질 치우면서는 어렵겠다” 고 말을 했다. 그러자 그건 자기들이 할 일이라는 걸 자각한듯 여러직원이 달려들어 서로 힘을 합치니 치우는 일이 금새 끝이 난다. 그러면서 그 많은 옥수수껍질 속에 뒤섞인 옥수수 수염을 모두 골라 내어 내 봉투에 넣어 준다. 갑자기 벌어진 상항에 감격한 나는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살다 보니 남을 돕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하늘이 알고 복을 내리더라^^” 고 말을 했다. 아까 옥수수 껍질을 가져가라던 여판매원이 "내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을 주는 줄 미리 알고 그리 하였지...^^” 하며 좌중을 웃긴다. 옥수수 수염이 약이라 전해져서 그런지 몰라도 몇푼이나 하랴 하고 찾아 간 모란 시장에서도 정말 턱없이 비싸다. 작년 여행을 갔던 시골 영월에서도 값이 만만치 않았다. 최소한 만오천원어치 이하로 사기는 어렵다. 도대체 왜 그리 비싼건지 알아 보았다. 음료업체에서 옥수수 수염차를 개발해서 판 다음부터 그렇게 비싸졌단다. 나는 아주 피곤하거나 신경을 많이 써도 발이 통통 붓는다. 특히 여름에 심해서 이맘때면 꼭 옥수수 수염차를 달여 먹게 된다. 그래도 이 차가 좀 독성이 있어서 노상 상복하는 건 금한다고 한다. 달여서 몇컵쯤 마시고는 그만둔다. 그러면 붓기가 자연스레 빠진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좋은 일들을 하며 산다. 평생을 지나고 보니 모든 게 순리대로 잘 풀리면 복을 받아 잘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슨 일이 꼬이면 조상이 덧났나... 혹시 내가 무언가 남에게 잘못한 일은 없었나 반성도 하게 된다. 모든 게 순조로울 때 내 주변에게 또 작은 일이라도 베픈 자기 자신에게 격려와 축복을 하고 마음 또한 자유로워 진다. 살아생전 부모님께 잘해 드렸던 추억도 살아 가는데 큰 용기를 준다. 지하에서 부모 님께서 잘 돌보아 주시겠지... 최선을 다해 아이들에게 사랑을 부어 잘 키워준 일이 아이들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계기가 된다. 그때는 그게 행해야 될 善이었다. 모쪼록 一日 一善, 아주 자그마한 일이라도 남에게 덕이 되는 일을 하며 살아야 되겠다. 어제 나에게 옥수수 수염을 가지고 가도록 알려주고 챙겨 준 그 판매원 에게도 하늘의 복이 듬뿍 내리기를 마음 속으로 빌어 본다. 2013.7.4 |

2013.07.04 17:35
옥수수 수염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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