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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실컷 웃어보라 / 法頂]
강행원_무심_진흙속의 웃음_60× 50cm_2001
      구름은 하늘에 떠있고 물은 병안에 들어있다 법(진리)은 마땅히 있을곳에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특별한 데만 있는 것으로 잘 못 알고있다. 일상생활을 떠나 따로 진리가 있는건 아니다, 교회나 절에만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교회와 절은 어떤 의미에서 틀에 박힌 혹은 꺼풀만 남은 종교이기 쉽상이다 그리고 오늘의 교회와 절은 진실한 수행보다 거의 상업주의에 오염되어있다 일상적인 무심한마음(平常心)이 곧 "도"라 한것도 이런 맥락이다. 어느날 달이 밝은 밤에 약산스님은 산위에 올라가 어슬렁 어슬렁 거닐고 있었다 문득 구름이 열리면서 그사이로 둥근 보름달이 환히 그얼굴을 드러냇다 이때 스님은 온 산골짜기에 메아리가 울릴만큼 크게 웃었다 산위에 거닐다 달을 보고 웃는 스님을 함, 상상해보라. 그것은 한폭의 호쾌한 그림처럼 여겨진다 중국의 현대화가 "장대천"이 수묵발채(水墨發彩)로 그린 여산도(礪山圖) 같은 느낌이다. 이날밤 스님의 큰 웃음소리는 동쪽 90리 밖에 있는 예주까지 울려퍼졌다고 선종의 역사책 "조당집(祖堂集)에 기록되있다. 예주 사람들은 모두 자기네 이웃에서 들린 것으로 알았다 한집 두집 알아 본끝에 그소리가 멀리서 난걸 알고 스님께 여쭈니 스님이 말하기를 "지난 밤에 노스님께서 산위에 올라 크게 웃어시는 소리를 들었다" 고 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고"는 시를 지어 스님께 보내드렸다 "그윽한 거처에 소탈한 뜻 맞았는지 한해가 다하도록 맞고 보낼 일 없었네 때로는 곧 바로 외로운 산정에 올라 달아래 구름헤치고 한바탕 크게 웃으셨네 호쾌한 웃음소리 들은지 그 언제인가? " 오늘날 우리곁에는 그런 웃음소리기 귀하다 살기에 쫓기고 지쳐서 웃음을 잃어가고있다 시름에 겨울수록 웃을줄 알아야한다 웃어야 닫힌 마음이 열리고 막혔던 일이 술술 풀린다 겹겹으로 싸인 어둡고 답답한 벽들이 허물어진다 땅을 울리고 하늘에 메아리 치는 그런 호쾌하고 장대한 웃음이 우리의 미래를 밝게 열어줄 것이다. 근심 걱정 싸여 우거지상 하고 있는 이웃들이여! 굳이 산꼭대기가 아니래도 친구를 만나던 지인을 만나면 한바탕 실컷 웃어 보라. 혼자서 웃으면 실성했다 할테이니 누구와 함께 실컷 웃어라 그러면 모든 일이 휠씬 수월하고 여유를 갖게된다 . - 법정스님 / 텅빈 충만- 큰 웃음소리 중 에서 - - 그림 / 강행원 화백
강행원_무심_193×112cm_2002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