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눈깨비 / 송영희"- 해야 할 말이 많았지만 언제나 붙잡지 못했다 발목만 적시고 돌아서는 등 뒤로 쫓아가 따졌어야 하는데 그가 품은 것은 빛도 아니고 어둠도 아니고 산이기도 하고 바다이기도 하고 설령 내 생애 송두리째 물이 되어 녹는들 때론 내 집을 허물고 싶었다. 참 많은 세월을 얼었다 녹았다 얼룩으로 흐르면서 언제쯤 우리도 저 소망의 나무에 푸른 잎을 틔울 수 있을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