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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초 꽃은 피어났건만                      청초    

      엄동설한 이겨내고
      겨우내 움추렸던 초록색 잎 사이로
      자주색 꽃봉오리를 피어낸
      난초꽃 화분에
      그는
      분홍색 포장지를 덮어 싸고
      빨간 리본까지 곱게 맨
      난초 화분을 내 서제 방에 들여 놓았다  

      중학교 교사인 큰 며늘아이가
      작년 스승의 날 받아서 선물했던  
      연분홍 꽃잎바탕에
      짙은 분홍빛으로 갓을 두른
      영산홍 화분도  
      내 서제 방 탁자위에  
      나란히 함께 올려놓아 주었다  

      “여보 이 꽃이 어때요 아주 예쁘지 않아요?^^“
      그는  
      내 동의를 구하듯
      아주 열심히 설명을 하는 것 이었다.
      "탁자에 화분을 두 개씩 올려놓으니  
      좀 복잡한 것 같애요.
      영산홍은 거실에 내다 놓으면 어떨까요?^^"  

      “그냥 두고 보아요.예쁘잖아요.”
      “알았어요. 참으로 예쁘네요”
      “나는 당신께 아주 잘 해 주고 싶어요.”
      “알았어요”
      평소 말수가 적은
      그와 마지막 나눈 다정한 대화이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잠자듯이 이승을 하직하였다

      이제 봉오리 졌던
      난초는 은은한 향기를 내 품으며
      내 서제 방에 피어났다

      분홍색 영산홍 꽃잎은
      한송이 두송이  
      낙화를 시작한다
      무릇 이 세상의  
      모든 이치가 이처럼 유한한것을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    

      "잘 있으라" 는 한 마디 인사도 없이
      슬며시 내 곁을 떠나 버린 참으로 야속한  
      그는  
      지금 쯤 어느 하늘나라에서 
      자기가 피워 놓은  
      이 향기로운 난향을  
      맡아 보기나 하려는지...  
                                                  2014년 3월 17일

  



  

  • ?
    김 혁 2014.03.20 11:44
    꽃은 변함없이 피는데 사랑하던 남편이 자리에 없으니
    얼마나 허전하고 외롭겠습니까?

    언젠가는 혜여저야 할 우리의 인생살이 이지만
    너무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기에 가슴이 아프시겠습니다.

    그러나 남편과의 이별은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앞으로는 후손들과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일이
    중요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
    이용분 2014.03.20 22:56
    김혁동기님.

    임동호회장님과 두분께서 조문에 우리 7회의 훌륭한 조화를 마련 해 놓아 주시고
    모든 여동기님들의 지극한 조문과 위로의 전화를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람의 생명은 외줄타기처럼 너무나 아슬아슬하고 위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건강에 유의 하셔서 모든분들께서 백수를 하시기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 동기님들께 엎드려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용분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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