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산들바람 불어서 어디로 갈까...

by 이용분 posted May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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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 산들바람 불어서 어디로 갈까...             청초
        

      우리 집 뒷 창에서 내려다보이는
      숲길을 걷노라니
      화창한 오월
      봄바람이
      눈물진 내 볼을 어루만진다  

      늦잠자는 꽃들의 영혼들을 슬그머니
      차례차례 흔들어 일깨우려
      찾아 온
      이 바람은 어디서 불어 와서
      어디로 스쳐 가는 걸까  

      봄 비가 개인 뒤
      하늘은 제 한껏 푸르고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지저귀는
      저 이름 모를 새들...  

      새들아! 이 봄바람이
      어디서 불어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를 안다면
      살그머니
      나에게 좀 일러 주렴...

      앞서 핀 꽃이 지자
      뒤따라 피는 각가지 꽃들
      무대 위의 배우들 처럼
      제 차례 잘도 알고  
      줄줄이 피어난다.  

      겨우 꽃망울이 생기려던 이른 무렵  
      황망히 떠나버린 그는
      지금은 천상 어느 들길녘에서
      이제 까지 살아 온 아름다운 봄날    
      이처럼 꿈결같이 지난 날들을 생각이나 할는지...


                                               20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