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뒷 창에서 내려다보이는 숲길을 걷노라니 화창한 오월 봄바람이 눈물진 내 볼을 어루만진다 늦잠자는 꽃들의 영혼들을 슬그머니 차례차례 흔들어 일깨우려 찾아 온 이 바람은 어디서 불어 와서 어디로 스쳐 가는 걸까 봄 비가 개인 뒤 하늘은 제 한껏 푸르고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지저귀는 저 이름 모를 새들... 새들아! 이 봄바람이 어디서 불어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를 안다면 살그머니 나에게 좀 일러 주렴... 앞서 핀 꽃이 지자 뒤따라 피는 각가지 꽃들 무대 위의 배우들 처럼 제 차례 잘도 알고 줄줄이 피어난다. 겨우 꽃망울이 생기려던 이른 무렵 황망히 떠나버린 그는 지금은 천상 어느 들길녘에서 이제 까지 살아 온 아름다운 봄날 이처럼 꿈결같이 지난 날들을 생각이나 할는지... 2014.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