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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평사리 '최참판 댁'에 가 보다.(세번째)              청초

    커가는 손자 아이들이야 뭐 그리 힘이 들까만은 최 참판 집 가는 길은 꽤 경사가 지고 힘이
    들어 나는 그만 둘까보다 할 즈음에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가 아니라고 알리기라도
    하려는 듯 환상을 깨는 간판'토지의 촬영장'이라는 표지판에 그 당시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모습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다.

    그 광장 저 끝에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우리를 기다리는듯한 최참판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마치 고향의 부자 친척집에라도 방문한 듯 모든 게 눈에 친숙하다. 마네킹 황소가 있는
    마굿간을 지나자‘뒷간’자리에 실제 수세식 화장실이 있어 급한 생리문제를 해결하게 해 준다.
    하던중 잘 한일이다. 문간방인 듯 재래식 부엌에 황토흙 부뚜막에 걸어 놓은 무쇠 가마솥,
    세월의 때가 덕지덕지 묻은 세간살이들을 늘어놓았다. 그 옛날 양반가의 행낭 채 살림을 엿보게 한다.  

    한옆에 게시된 소설‘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의 약력이 사진과 함께 그가 어떤 인물인가를
    알게 해 준다. (아래 박경리 게시판 사진을 두번 클릭하면 그 상세한 내역을 읽을수있다)
    발길을 옮겨서 뒷쪽으로 가 보니 집 벽에 우리 눈에 친숙한 둘돌 만 멍석 커다란 대소쿠리
    나무이남박 나무로 된 떡메 광주리 어인 메주덩이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부엌 문 앞인
    듯 이제 막 가져 다 불이라도 지필 듯한 마른 장작더미가 정겹고 눈에 익숙하다. 부엌 안을
    볼수 있도록 개방을 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것을...아쉽게도 드려다 볼수가 없었다.

    옆집이 훤히 넘겨다 볼수 있게 나지막한 게와를 올린 운치있는 담 아래 화단에는 색색의
    작약 꽃이 때마침 만개 해 최참판집의 분위기를 더욱 우아하고 고상하게 돋보이게 한다.
    낮은 담장 한옆에 난 대문을 들어서니 어째 이런 곳에 피어 있나 싶은 요즘은 보기 드물어진
    진분홍색 해당화가 화사하게 웃고 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담한 한옥 마루에 ‘별당아씨’의 팻말이 눈에 띈다.
    꼭 닫혀진 한지 문을 열고 금세 주인공'별당아씨'가 내다볼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넓직한 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아픈 다리를 쉬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제물에 반들반들 길이 난 안채 앞에 달린 네모나고 넓직 한 툇마루 아래에 있는 아담한
    연못이 이 고가(古家)의 운치를 더한다. 잠시 기념사진을 찍고 그곳을 떠나 본채로 들어섰다.
    온 마당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팽이 돌리기 딱치치기 윷놀이가 한창이다. 마치 설날에
    고향 방문을 한 사람들 처럼 모두들 상기되고 즐거운 표정이다.

    손자 건우는 어디서 팽이와 팽이채를 들고 와 제 아무리 돌려 보려 해도 팽이를 돌릴 수 없던지 제 아빠에게 매달려 돌려 보라고 보챈다. 아들은 한손으로 팽이를 휙 돌려
    마당에 던져 세워서 잠시는 돌게 하지만 아무리 팽이채를 휘둘러도 몇바퀴 돌지를 않고
    픽 쓸어진다. 한두 번 해 봐서 금방 될 놀이가 아니다.
    “이제 그만 두고 가자”말릴 때까지 열심히 해 보았지만 손자 건우는 끝내 잘 돌리지를 못했다. 컴퓨터 게임이라면 선수급인 아이가 재래식 게임에는 영 손을 들었다.
    손녀 혜원이는 볼판지로 만들어 아주 두꺼운데다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네모난 딱지치기에
    도전을 했다. 그러나 이도 하루아침에 될일이 아니다. 오랜 숙련을 거쳐야만 되는 놀이이다.

    왕년의 골목의 딱지치기 선수였던 아이 아빠도 몇 번 땅바닥에 바위를 치듯 시도 끝에
    겨우 딱지를 뒤집는다. 어찌도 힘이들어 보이는지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몸살이 날 일이다.
    어른들도 마치 명절 날 잔치 집 모양 멍석을 깔고 윷놀이로 발을 구르며 지축을 울린다.
    못내 떠나기를 아쉬워 하는 손자와 손녀의 손을 잡고 달래며 이끌었다.  

    마당 끝 앞 담에 다가가 내려다보니 평사리의 넓고 짓푸른 가을이면 황금 들판이 시원하게
    펼처 져 있다. 마당 한켠에 제 홀로 폈다가 꽃은 이미 다지고 노인의 흰머리카락 처럼 술을
    늘어뜨린 할미꽃의 자태가 애닯다.
    그렇게도 와 보고 싶었던 이곳! 언제 또 다시 와 볼수 있을지 어떨지 모를 이곳을 다음
    여정을 가기 위해 꿈결처럼 이렇게 최참판 집 관광을 끝냈다.
    우리는 아쉬운 듯 되돌아 보며 발길을 돌려 그곳을 떠났다.
                                                                  2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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