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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화개장터를 여행하다 (4번째)                   청초  이용분

    최 참판 집을 떠나 뒷길이 제법 가파러워 나는 아들 손을 붙잡고 조심조심 내려온다.
    철없는 아이들은 말릴새도 없이 겁없이 성큼성큼 뛰어서 쏜살처럼 앞서간다.
    마치 그리스 신전유적지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의 길처럼 아슬아슬 가파르다.
    '최참판 집'에 올라갈 때 바빠서 안 보이던 풍경이 차차 눈에 들어온다.산나물,토착 산물,
    눈길을 끄는 화사한 여름옷들을 걸어 놓고 관광객의 마음을 현혹한다. 전국 어디에서나
    보았음직한 똑 같은 기념품 가게가 눈길을 끈다.

    경사진 길이니 올라 올 때와 달리 내려가기가 쉽다. 화초를 심궈 놓은 풍경과 달리
    장다리 무 씨앗이 열린 무꽃 무더기가 이채롭다. 요즘은 보기가 드물어 진터라 사진에  
    담아 본다. 우리는 주차시켜 놓은 차를 다시 타고 화개장터를 향해 달린다.
    여전히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영화장면처럼 흘러간다. 원로가수 조영남이 부른 그의
    유일한 자작  힛트 곡이라는 '화개장터에 와보세요'로 유명해진 곳으로 향해...

    어디를 가나 예외 없이 주차난을 피할 도리가 없다. 혹시 때맞춰 떠나는 차가 없나
    움직이는 차 뒤꽁무니를 따라 차와 차 사이에 난 길을 세 번 인가 돌다가 겨우 주차를 했다.
    큰길을 건너려니 빈틈없이 차들이 달린다. 눈치껏 길을 건너 겨우 장터에 들어섰다.
    지나는 사람들의 질문이 귀찮은지 물건마다 넓적한 종이에 가격표를 붙여 놓아 당장 궁금증은
    면하겠지만 낭만이 싹 가신다. 말이라도 걸어 봐야 살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어디를 가나 첫눈에 확 띄는 건 꽃들이다. 마침 봄이라 '아마리리스'의 구근이 눈에 들어
    온다. 이미 빨간 꽃을 피워 그 화려함을 보여 준다. 이렇게 다 핀 걸 산다면 이미 올해의
    바람은 없어 진건 아닌가...사지도 않을 것이면서도 공연한 걱정을 한다.
    수족관에 민물 물고기와 섬진강 털 달린 게들은 사람을 유인하는 관상용인지 우글우글
    어항 속에서 답답하다.

    점심때가 넘은 지라 배가 고프다고 칭얼거리는 손자손녀들의 성화에 우선 식당을 찾아 보기로
    했다.궁리 끝에 '칼국수와 곰탕 육계장'간판이 그럴듯한 식당에 찾아 들었다.
    손님이 많아 미처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지 우리가 왔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 하수없이
    아들이 주방으로 찾아가 주문을 받으라 한다. 아무리 메뉴를 흝어봐도  신통 한 메뉴가 없다.
    칼국수와 곰탕 순대국을 시켰다. 허기가 진 아이들은 허겁지 겁 맛있게 먹는다.
    나는 부드러운 칼국수를 수월하게 넘겼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화개장터...
    원래의 재래 화개장터는 5일 마다 열리는데 다른곳에 있고 우리가 찾은 곳은 평일에 여는
    그냥 시장터인 모양이다. 미리 여행지를 잘 검색했어야 되었는데 갑작스런 탐방이라 그러질
    못했다. 올 때의 기대에 영 못 미치는 삭막한 장터풍경이다.

    이리저리 되돌아 주차시킨 곳을 겨우 찾아가 다시 차에 몸을 싣는다. 힘이 드는지 차속에서
    공연스레 실랑이를 하는 두 남매를 말리며 보듬으며 일로 전주를 향해 차는 달린다.
    올 때와는 다르게 도로는 한가하다. 곰곰이 생각 해 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평사리
    '최참판 집' 방문이 으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5.4
 


                        (경사지고 거친 길)













                       (여기까지는 평사리 지역)

                             
           (화개 장터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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