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靑蘭왕영분
숲속을 걸었다
네 마음을 닮은 푸른 하늘엔
흰 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푸른 잎은 눈부시게 빛이 나고 있었다.
계곡사이 흐르는 맑은 물소린
어쩜 그리도
맑고 청아 하던지,
서로 손잡아 휘어진 가지사이
뒤엉킨 녹색의 빗살무늬 햇살 아래
이름 모를 새소린
또 왜 그리도 곱던지
돌 틈 사이 앙증맞은 노란 풀꽃 하나
가는 세월에 여린 손 흔드는 이유를
한 참 생각해 보았단다
까까머리, 단발머리
너와 난, 어디가고
세월 풍상 말해주는 넉넉한 웃음 속에
귀밑머리 희끗 희끗, 주름진 이마
그래, 참으로 오랜만에,
평화롭게 두 눈 감고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단다
이 만큼 살았음에 감사하고
이렇게 살아감에 고마워하며
욕심일랑 비워내고 채우려 하지말자
친구야
많이 아끼고 싶다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 바라보고 싶단다.
우리 어느새 여기까지 왔구나.
너 와 나,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