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일찍 사는 사람들... 청초 너무나 큰일을 격은 후 한 동안 나는 밖앗 출입을 못하고 집안에만 칩거를 했다. 그 결과 길을 나서 보니 걸음 걸이가 제 자리 걸음으로 발자욱이 잘 떼어지지 않는다. 믿겨지지 않는 현상이다. 사는 날 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야 할 텐데 큰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 것이었다. 딸의 권유로 매일 탄천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 운동을 시작한지가 달포...무겁기만 하던 걸음 띄기가 차차 가벼워지고 허리 치수가 줄어 들어서 못 입던 옷들이 잘 맞기 시작한다. 아침 6시부터 탄천 변에서는 그곳을 오가는 불특정 시민들을 모여 여러 가지 형태의 체육 겸 생활 율동을 하고 있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전부터 잠버릇이 밤 늦도록 부스럭대다가 노상 늦잠이 드는 형인 나는 얼결에 첫날 끼어서 해 보고는 6시까지는 도저히 못 일어나 참석 할 수가 없다. 7시가 다되어 나가면 거의 맨 꽁찌 순서가 끝나갈 무렵이다. 홍콩으로 비행기 타고 가기~~ 한쪽 발로 딛고 두 손을 벌이고 허리를 구부려 비행기가 나는 흉내를 내는 운동이다. 한발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생각보다 아주 어려워 엉거주춤 금세 불시착 두 다리로 딛게 된다. 100Km 달리기~~제 자리에서 처음은 아주 천천히 30K 달리기~ 부터 점점 속도를 내어 50K 80K 100K 에 이르면 가르치는 선생님 외 조금 젊은 남정네 말고는 아무리 힘껏 뛰어 봐야 제 자리 걸음 처음했던 30K 그게 그 속도다. 원래 자동차도 고물이 되면 아무리 속도를 내고 싶어도 배기가스만 자욱하게 품어 낼뿐 속도 내기는 영 그르지 않는가. 하물며 아침 밥하기 전 운동을 나온 5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여성 참가자들이 그리하기는 영 힘에 부친다. 나만 해도 달리기는 커녕 제 자리에서 다리 오르 내리기에도 버겁다. 다음은 손바닥으로 서로의 등을 골고루‘탁탁탁’쳐 주기~~ 언제 내 등이 거기에 있 기나 했는지 식으로 아주 생소한 동작이다. 초면인 옆 사람으로부터 등을 골고루 두드려 맞기도 하고 서로서로 두드려 주기도 한다. 50여년 살았어도 그와는 서로 등을 두드려 주어 보기도 받지도 못하고 떠났다. 그 다음은 자기 배에 손을 대고 한껏 웃기 순서다.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고‘호호호’ 웃는 게 아니라 배를 부여잡고‘으하하하’호탕하게 웃는 거다. 사람 마다 웃는 스타 일이 다르지만 어디 가서 그렇게 웃는 다면 약간 돈 사람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한참 배를 부여잡고 서로를 마주보며 오랜만에 마음껏 웃어 본다. 그리고 자기 몸을 손바닥으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흝어 내려 쓰다듬으면서 ‘수고 했어요'. 맨나중 두팔을 힘껏 하늘로 주욱 뻗으며 만세삼창을 부르고 끝이다. 요즘은 아침 일찍 연분홍색 메꽃이 냇가에 있는 가는 나무 가지를 칭칭감고 올라가 한창 피어나고 있다. 한낮이면 벌써 ‘합’하고 치아가 몽땅 빠져 버린 호호할머니 입처럼 꽃잎을 오무려 버리니 핀 꽃을 보기 어렵다. 나팔꽃과 습성이 같다. 그 메꽃 속에 머리를 쳐박고 이른 아침 꿀벌들이 꿀 따기가 한창이다. 어떤 녀석은 아예 꿈쩍을 안하는걸 보면 꿀속에 빠져 익사를 하였나 싶기도 하다. 마치 연인에게 빠져서 정신 못차리는 남정네 처럼 보여서 순간 웃음이 나온다. 흐르는 맑은 냇물 속에는 제법 큰 송사리 떼들이 사람이 지나가는 기척만 나면 우왕 좌왕 '삭삭삭' 잽싸게 몸을 숨기기 바쁘다. 이를 노리는 통통한 암수오리 몇마리가 진득하게 기다리는 모습... 이곳에서도 생존경쟁 열기가 치열하다. 눈을 비비며 나갈 때와는 다르게 아침 일찍 하루를 느긋하게 시작하게 되니 이도 이른 아침운동에서 얻은 좋은 성과이다. 2014. 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