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달에 한번 골다공약을 타려 21세기 병원에 가는날이다, 기다리는 2-1번 버스가 영 오지를 않는다. 목을 길게 빼고 달려 온 버스를 보면 매번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다. 형형색색 자가용차들이나를 비웃기나 하듯이 쌩쌩 내앞을 달려간다. 먼지와 간간히 낙엽까지 흩날리며... 가을 해지만 바짝 남향판 버스정류장이라 햇볕이 따갑기 이를 데 없다. 차차 심신이 지쳐서 점점 마음속에 회오리처럼 번뇌가 일기 시작한다. 왜 조금 젊었을 때 운전을 배우지 않았을까.겁만 많던 내가 후회 막급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비싼 운용비를 감내하면서 자가용을 타고 다니나보다. 우리 집 아이들은 며느리 까지 차를 끌고 다닌다. 마치 세상의 지진아가 된 것처럼 혼자 괴롭다. 먼 환상속의 현실인양 기다리던 버스가 다가왔다. “왜 이 노선버스는 그렇게 늦게 오는 겁니까?“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버스 기사는 대답이 없다. 타자마자 버스가 막 달리니 얼른 빈 자리에 엉거주춤 앉을 수밖에... 버스안의 몇 안되는 승객들이 몽롱하니 비친다. 정신을 차려야지 조금이라도 만심하다가는 해마다 자라나는 나무들이 표적지를 가려 버렸으니 내리려는 정거장을 까딱 지나 치기 십상이다. 무사히 환승 버스를 갈아타고 병원에 도착했다. 오늘따라 대기 환자가 없어서 금세 진찰실로 들어갔다. 의사선생도 환자가 적으니 살갑고 친절하게 대하며 진료를 해 준다. 나는 선생님 머리스타일이 멋있다고 죠크까지 하고 나왔다. 보통 때 같으면 한 시간 대기 삼분 진료인데 가자마자 10분 만에 진료가 끝이 났다. 이번 골다공 약을 타려면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된다 하더니 약국에서 약을 타고 보니 의료보험으로 약을 처방 해 주었다. 정말 고맙고 운이 좋은 날인 것 같다. 아까 버스가 안와서 앙앙불악 하던 마음이 싹 가셔지는 기분이다.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카드를 댔는데 다시 대란다. 다시 대면서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이렇게 하면 요금을 두 번 내게 되는 게 아닌가요?”고... 기사는 역시 묵묵부답, 움직이는 버스가 위험해서 나는 털석 빈 자리에 앉기에 급급했다. 환승을 하려 내릴 때 카드를 대니 2200원이라 찍힌다. 어찌된 일이지?? 1100원이어야 되지않나. 그러자 바로 버스는 떠나 가 버렸다. 한참 기다려서 그 문제의 2번 버스를 갈아 탔다. 카드를 대니 ‘환승’이라 말을 한다. 한정거장이라 바로 내리면서 보니 2200원이 찍힌다. 그리고 알아 볼 틈도 안주고 버스는 뒷 꽁무니에 배기가스를 내품으며 위세 좋게 다라난다. 아까 두 번 다시 대라는 지시에 두 배를 낸게 아닌가. 하는 수 없지 살다보면 밑지기도 하고 남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코도 깨지기도 하는 거지 뭐... 뭐 그렇게 사는 거지 뭐... 70여년을 살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른 이 나이에 터득한 인생철학이다. 뉘엿뉘엿 가을 햇볕은 여전히 따끈하게 나의 굽은 등을 무심히 어루만지며 위로를 한다. 2014년 9 월 어느 날 |

2014.10.13 15:02
뭐 다 그렇게 사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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