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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 봄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청초  
                
        봄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짓궂은 봄의 전령이 일부러 그리하는 듯
        잔뜩 구름 껴서
        으슴프레 춥기도 하고
        봄 날에 어인 눈 보라도 흩날리고
        보슬비를 뿌리기도 하더니...

        어느새 우리가 깜빡 조는 사이
        요술 빗자루로 온 세상을 한번 휘둘러 스쳐갔는지
        우리로선 알 길이 없지만
        어느 날부터 큰 기지개를 켜더니만...
        갑자기 온 세상이 총천연색 물감을 뿌린 듯...

        분홍 빛 진달래꽃
        노란빛 산수유 꽃으로 봄소식을 우선 전했습니다.

        김포가도 양길 옆에
        아주 오랜 옛날부터 서서 있는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들도 눈을 트고
        셀 수도 없는 연 초록색 새 순들이
        앞 다투어 돋아 나오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올림픽 대로)를 쉬며 가며
        차를 타고 달리면서 보니
        길 양옆으로
        노란 병아리색 개나리가
        요즈음 유행하는 노란 숏컷트
        총각 머리 모양으로도 피어 있고

        봄이 왔다고 운동장 안에서
        어린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며 조잘거리는
        학교 긴 담장 위에서 부터
        아가씨의 긴 노랑머리 스타일로
        개나리꽃 긴 가지가 길게 늘어져서
        오가는 이들의 잠자는 춘심을 설레이게 했습니다.​

        여의도 윤중제 벚나무가 어느새 훌쩍 컸는지
        올해 따라 꽃이 아주 예쁘게 피어나
        오가는 이들의 눈길도 끌고
        서울에 사는 이들의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아서
        밤 벚꽃 놀이까지 가게들 되었습니다.​

        중앙 분리대 낮은 쪽 위에는
        푸른색 잔디가 연초록색으로 돋아난 사이를 비집고
        키가 조그맣고 앙증맞은
        노란색 민들레꽃들이 예쁘게 피어나
        고개를 내밀고
        배시시 윙크를 보내며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우리들의 눈길을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방음벽 한쪽 아래에서는
        울긋 불긋 봄옷을 입은 여인네 들이
        채양이 달린 색색의 모자를 눌러쓰고
        물물이 나뉘어서
        방금 피어나는 펜지 꽃들
        보라색 노란색 하얀색 빨간색 연보라색
        색색으로 가려 내서
        정성껏 옮겨 심고 있었습니다.​

        햇 살이 너무나 밝고 따뜻한 봄날
        유유히 흐르는 파란 한강 물줄기를 따라
        봄 경치에 홀려서
        저도 모르게 날아 온 듯
        바다에서나 날아야 할 흰색 갈매기가
        끼륵끼륵 소리를 내며
        잊어버린 번지수를 찾는듯
        고개를 좌우로 갸웃뚱 거리면서
        훨훨 날고 있었습니다.​

        차가 달리는 동안 내내 (올림픽대로)는
        길 양옆이 모두 너무나 아름다운 꽃길 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허락하시면 한번 달려 보세요.
        먼 진해까지 가실게 아니라
        가까운 (올림픽대로)를 ...

        이 봄,
        개나리, 벚꽃이 모두 지기 전에 말입니다.
                                 2004년 4월 15일  씀​

                                     2015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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