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06.21 20:06

이승신의 편지

조회 수 574 추천 수 93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승신시인이 작년 말 일본 同志社대에 가리늦게 유학을 갔다. 나와는 월 1회씩  조찬을 하는 "한강포럼"의 회원이어서  겨우통성명은 하며 지낸처지였다.
이승신시인은 간혹 전회원한테 수필형식의 편지를 보내온다.

윤동주 시인이 동지사대에서 공부했고,자기도 몰랐는데 정지용시인도 공부해서
두분의 시비가 켐퍼스에 나란히 있다며 시비사진과 정지용의 시 "향수"를 넣은 수필을 보내왔다.

. 나는 정지용.윤동주시인의 시를 좋아한다. 특히 "향수"는 내가 외우려해도 외우지못한다. 원래 기억력이 좋지않은데다 나이 먹으니 암송이 불가능하다.
청초가 올린 이승신의 네팔 여행기를 보니  불현듯 정지용의 향수 를 " 우리 모두 한마당"에 올리고 팠다. 일본에서 서울 토박이가 서울 고향 옛모습을 그리듯 전남고흥 끝자락의 어린 시절의 내고향이 떠 올랐기대문이다.

인터넷 실력이 짧으니 그림을 함께 올리수가없다.
할수없이 시문만 올리며 "김혁형"한테 쓴 편지에 댓글을 달아준 청초께 감사 드린다. 김혁아 건강해라이....



                                                                                                                                


                                                               향  수





10여 년 전 교토의 동지사同志社 대학 캠퍼스의 윤동주 시비를 찾았을 때 그때야 비로소 우리의 시인 정지용도 그 대학을 다녔고 바로 곁에 그의 시비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1995년 정지용의 좋은 시로 만들어진 '향수' 노래는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사랑하고 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그 노래가 들려오면 나처럼 대도시 서울 토박이인 사람도 시내물 굽이쳐 지나는 고향산천이 눈앞에 절로 그려지곤 했는데 이제 조국을 멀리하고 들으니 더한 실감이 난다.  시와 예술의 힘이다



한국 모더니즘 시의 대표격인 정지용의 시는 산수화를 보듯 서정적, 회화적이고 절제된 시어가 독특하여 윤동주의 시보다 더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박남수 등 많은 시인들이 그에게 영향을 받았고 좋은 산문과 신앙의 시를 많이 남긴 시인이다



그 대시인이  1923년에서 1929년까지 교토의 동지사 대학  캠퍼스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시를 지은 것이다.  40년 대, 내가 다닌 영문과에서 가르친 것도 그제사 알게 되었다. 그 생각을 하며 작은 시비를 만지고 그 앞에 가득 놓인 꽃다발을 가지런히 하고 손으로 먼지를 닦아내면 무언가 가슴에 찡한  따스함이 스며온다



그 캠퍼스에 몸을 담고 있고, 클라스 바뀔 제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그 앞을 지나며 우리 국민 시인의 두 시비를 이렇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내 삶에 과연 무슨 의미일까



일제 강점기 바다 건너의 조국을 그리던 시인의 마음과 그 시혼이 절절하다





                        향   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울 늙으신 아버지가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시인 정지용의 시비 -  교토 도시샤 대학 캠퍼스  2015  3 22































  • ?
    이용분 2015.06.22 01:35
    선암님 잘 하셨습니다.

    천리길도 한걸음으로 부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맨위에 쓰신 글을 보니 컴퓨터를 다루는 법도 잘 습득하신것 같습니다.
    처음에 낯선 것을 배우는 재미도 아주 신선한 경험입니다.

    사진을 안올리면 어떻습니까.
    글만 재미있게 잘 쓰면 됩니다.
    원래 화장을 안한 멘얼굴이 더 강한 인상을 주는 법입니다.

    사진기술도 차차 배우시면 됩니다.
    요즘은 동회에서 우리같은 년령층을 위한
    컴퓨터 교실이 비용도 얼마 안들고 아주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우리 모두 한마당에서 자주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반가운 마음에 두서 없는 내용을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 ?
    김 혁 2015.06.23 22:40
    선암 신윤식 동기는 체신부 차관을 역임하셨고,
    초대 하나로텔레컴의 사장을 하셨으며 우리 나라의
    컴퓨터 통신의 창시자 이십니다.

    지금도 제4이동통신의 설립에 관한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나도 10여년 전에 컴퓨터 보급이 덜 되어 기술수준이
    낮을 때 선암의 도움을 간접적으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 ?
    선암 2015.06.23 23:03
    청초 고마워요. 김혁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