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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싹 눈의 밑거름이 되는 자연의 이치                   청초


    산 기슭 비탈진 곳에 지난 가을에 떨어진 상수리나무 갈색 낙엽을 이불 삼아
    덮어쓰고 한겨울을 무사히 잘 지낸 씀바귀 잎이 낙엽 사이로 헤치듯 얼굴을
    쓰윽 내밀고 있다. 검붉게 변했던 잎이 조금 풀린 날씨에 얼었던 추운 기운이
    녹아서 되살아 났는지 파르스름하게 생기가 돈다.    

    아직도 눈에 덮인 채 사람 발 자욱이 드문드문 난 밭으로 가는길 위에는 작년에
    영근 새까만 씨를 매단 가느다랗고 질긴 질경이의 줄기가 여기저기 눈위로
    목을 내민채 그대로 있다.  이제 봄이 오기만 하면 그 씨를 모두 퍼뜨리려는 듯
    억센 생명력을 암시하고 있다.

    바위에 얄팍하게 엉겨붙은 이끼들도 검푸르던 색에서 조금은  파르스름하게
    생기가 돋아났다. 이름 모를 나무의 실날처럼 가느다란 가지들에 새순이 돋을
    준비를 했는지 좁쌀 알만하고 통통한 싹눈들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듯 하다.

    지금은 낙엽져 있는 개울가의 키는 크나 앙상한 나무가지에  이름모를 새들이
    날아와서 저들의 짝을 찾는지 제법 윤기가 오른 고운 목청으로 꽁지를 달삭
    대면서 우지진다.

    추울 때에는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던 털목도리의 촉감이 이제는 목에 까
    실까실한 감촉으로 느껴진다. 예쁜 색깔의 살랑살랑 부드러운 느낌의 마후라에
    이제 눈길이 가는건 이미 우리들 마음속에도 봄이 와 있다는 징후가 아닐런지?  

    작년 늦 여름 마늘 철에 조금 넉넉하게 사놓았던 마늘이 뒷곁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 새 싹이 두어 치나되게 자라났다.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썩어
    버려서 새 싹눈이 돋아나서 살아 남은것의 밑거름이 되어지는 자연의 이치가
    숨겨저 있는것만 같이 생각된다. 작년 김장철 날씨가 추우면 사러 나가기
    힘들어 넉넉하게 사 놓았던 저장무에도 이제 봄이 온걸 알아 챘는지 속에는
    바람이 조금 들었어도 파아란 새싹이 돋아 나 있다.

    바깥 기온은 아직도 겨울바람이 쌩쌩 불어 재끼고 있다. 한겨울 비닐하우스
    속에서 농부가 철도 안가리고 사철 정성 들여 키워 나오는 달래, 미나리 냉이랑
    쑥이 이제 어색하지 않게 제철 식품인양 우리의 눈길을 끈다. 김장독 안의 김장
    김치가 붂은 김치로 남게끔 주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싱싱한 푸성귀가 넘쳐
    나는 시장의 풍경들...

    오늘 저녁은 바지락 조개라도 조금 사서 넣고 된장을 풀어서 향긋한 봄 냉이국을
    끓여서 입맛 없어 하는 가족들 마음속에 상큼한 새 봄 내음을 알려 보아야 하겠다.  






                                         (봄보리 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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