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66 추천 수 9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에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다시 피는 꽃'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