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97 추천 수 8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 어머니가 처음으로 학부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유치원 선생이 말했다.


"아드님한테 다동증(多動症)
증상이 있는 것 같아요.


자리에 앉아서 채 3분도 견디지 못하는 걸요.
?

병원에 한 번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어머니에게 물었다.

"오늘 선생님이 엄마한테 무슨 얘기 했어?"


순간 어머니는 콧등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솟구쳤다.



반 아이 40명 가운데 유독 자기 아들만

선생님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우리 아들을 칭찬하시더구나.
?


단 1분도 자리에 앉아있질 못하던 애가

지금은 3분 동안이나 견딘다고 말이야.



다른 애 엄마들도 모두 부러워하더구나.

반 아이들 가운데 우리 아들이 제일 조숙하다고."


그날 저녁, 아들은 평소와 다르게
어머니가 일일이
먹여주지 않고도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그 아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 회의에서 담임선생님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번 수학 시험에서 아드님은

전체 학생
명 가운데 겨우 40등을 했습니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혹시 아드님의


지능지수가 낮은 게 아닌가 의심되네요.
"

교실을 나서면서 어머니는 또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식탁에 마주 앉은


아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우리 아들을 무척 기특해하더구나.


워낙 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네 옆 단짝 정도는 이길 수 있겠다더구나.
?

그 아인 이번에 겨우 21등을 했다면서?"

그 말에 아들의 눈에는 금세 정기가 감돌았다.


아들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어른스러워
졌으며, 이튿날엔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갔다.

아들이 커서 중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회의에 참석한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호명하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회의가 다 끝나도록

아들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닐가 하고 묻는

그녀에게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지금 성적으로는 아드님의 고등학교

입학은 아무래도 벅찰 것같습니다.

"

학교 문을 나서니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에서 어머니가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한테 아주 많은
기대를 하시더구나.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겠다고 말이다.

"

그 이듬해 아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3년 후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하루는
학교에서 아들에게
왔다가라는 전화가 왔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예감이 들었다.



얼마 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명문 K대학 이니셜이 붙은


서류봉투를 어머니에게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몸을 홱 돌려 자기 방으로

뛰어들어가더니
엉엉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뒤쫓아간 어머니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얘야, 이 기쁜 날 울긴 왜 우냐?"

?
"엄마, 난 내가 머리 나쁜 애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엄마가 나를 그토록 믿어주셨기에······.

"
아들의 말을 들으며 어머니는 지난

10여 년간
가슴속에 혼자 묻어두었던

눈물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희비가 엇갈린 맑는 눈물이 두 손에
받쳐든
합격통지서를 적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