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齋晩筆](2)
상식의 재발견
- Gawande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
심 영 보
O 프롤로그
신문의 서평과 책의 제목에 끌려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으면서 새삼스레
우리가 흔히 방관해 왔던 상식에 대해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생의 누구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머지않아
내게도 닥칠 것이란 사실에는 외면하면서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언젠가는 겪어야할 죽음의 과정을 어떻게 대비하고 선택하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해 성찰하고 가장 바람직한 코스를 제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제시한 바람직한 코스는 이미 상식이 되어버린 것들이지만 다시 한 번
일깨워지는 기회로 삼을 만하다.
저자가 제시한 이 상식들을 소개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원제 Being Mortal, 김희정 역, 400p, 부-키社 2015년간)
**저자 ‘가완디’(Atul Gawande, 하바드의대, 보건대 교수,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외과의사)
(1)사(死)의 수용(受容)
- 노화는 우리의 운명이고,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온다.
- 죽음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며 사물의 자연스러운 질서이다.
- 따라서 이 현실을 수용할 수 있는 용기와 이 진실을 토대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돈을 더 바라지도, 권력이나 명예를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능한 한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삶의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2)노화(老化) 와 무기력화(無氣力化)
- 기억력과 다중작업능력은 중년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그 이후부터 점점 쇠퇴한다.
정보 처리 속도는 40세가 되기 훨씬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 85세에 이르면 작업 기억과 판단력이 상당히 손상되고, 그중 40%는 교과서적인 의미의
치매 증세를 보인다.
- 노화에 따른 가장 심각한 위협인 낙상(落傷)의 3 가지 주요 원인은
균형감각의 쇠퇴, 네 가지 이상의 처방약 복용, 그리고 근육의 약화이다.
- 신체의 독립성(혼자 할 수 있는 일)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
= 일상 신체활동 8 가지
*화장실 가기 *밥 먹기 *옷 입기 *목욕하기
*머리 손질하기 *침대에서 일어나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걷기
= 일상 독립생활 8 가지
*쇼핑 *요리 *가사일 *빨래
*약 복용 *전화 사용 *외출 *재정 관리
(3)의존(依存)의 시기(時期)
-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 그러므로 우리 대부분은 삶의 상당기간을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로 보내게 된다.
- 이 시기에 그들은 두 가지 형태의 의존시설 중 하나에 (또는 차례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며 그것은 최선의 선택이다.
=하나는 일상의 독립생활만을 도움 받는 노년주거시설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의 신체활동 까지를 도와주는 요양시설이다.
- 이런 선택이 용이한 국가, 인프라가 구축된 사회가 절실히 요구된다.
(4)존엄사(尊嚴死)의 명시(明示)
- 노화와 무기력화, 그리고 의존의 시기에 이르기 이전에, 즉 보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기에, 자기가 장차 중병의 말기에 들어 회복불능의 상황을 맞았을
경우에는 존엄한 죽음(尊嚴死)을 선택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표명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명시적으로 문서화 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 존엄사의 선택(사전의료의향서 등)에는 다음 항목들의 가부(可否)가 포함될 수 있다.
=심폐소생술, 기관지 삽관, 기관절개술, 인공호흡기, 항암제 투여, 항생제 투여 등
=삽관 또는 정맥을 통한 영양공급, 삽관 산소 공급, 정맥을 통한 수분 공급 등
(5)호스피스(Hospice)의 선택(選擇)
- 호스피스 케어는 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해서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최대한 평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고, 가능한 한 오래 의식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 “괜찮아” “미안해” 혹은 “사랑해” 같은 작별의 인사말을 할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자신의 고통을 최소화 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한 채 자신의 삶이 완결됐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 호스피스를 선택한 환자들은 상황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더 평화롭게 임종을 맞이하고,
가족들의 고통도 훨씬 덜어 준다.
- 이런 제도와 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것이 국가와 사회의 책무라 하겠다.
O 에필로그;
이상의 글을 읽고 새삼스러운 얘기로 받아드리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매우 상식적이고 누구나 다 그렇게 실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 당면해서는 이런 상식이 힘을 잃는 경우가 아주 많다.
정작 이 책의 저자조차도 자기 아버지(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개업하고 있던 인도출신의 의사)가
중환에 들어 종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그가 제시한 ‘최선의 죽음의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내용을 이 책에 서술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상식들을 재발견하고 다시 거론하는 뜻은 나 자신을 한 번 더 다그치고 또 많은
이들에게도 강조하고 싶어서 이다. (2016. 3. ., “산수(傘壽)에 돌아본다” 게재)
상식의 재발견
- Gawande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
심 영 보
O 프롤로그
신문의 서평과 책의 제목에 끌려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으면서 새삼스레
우리가 흔히 방관해 왔던 상식에 대해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생의 누구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머지않아
내게도 닥칠 것이란 사실에는 외면하면서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언젠가는 겪어야할 죽음의 과정을 어떻게 대비하고 선택하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해 성찰하고 가장 바람직한 코스를 제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제시한 바람직한 코스는 이미 상식이 되어버린 것들이지만 다시 한 번
일깨워지는 기회로 삼을 만하다.
저자가 제시한 이 상식들을 소개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원제 Being Mortal, 김희정 역, 400p, 부-키社 2015년간)
**저자 ‘가완디’(Atul Gawande, 하바드의대, 보건대 교수,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외과의사)
(1)사(死)의 수용(受容)
- 노화는 우리의 운명이고,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온다.
- 죽음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며 사물의 자연스러운 질서이다.
- 따라서 이 현실을 수용할 수 있는 용기와 이 진실을 토대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돈을 더 바라지도, 권력이나 명예를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능한 한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삶의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2)노화(老化) 와 무기력화(無氣力化)
- 기억력과 다중작업능력은 중년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그 이후부터 점점 쇠퇴한다.
정보 처리 속도는 40세가 되기 훨씬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 85세에 이르면 작업 기억과 판단력이 상당히 손상되고, 그중 40%는 교과서적인 의미의
치매 증세를 보인다.
- 노화에 따른 가장 심각한 위협인 낙상(落傷)의 3 가지 주요 원인은
균형감각의 쇠퇴, 네 가지 이상의 처방약 복용, 그리고 근육의 약화이다.
- 신체의 독립성(혼자 할 수 있는 일)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
= 일상 신체활동 8 가지
*화장실 가기 *밥 먹기 *옷 입기 *목욕하기
*머리 손질하기 *침대에서 일어나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걷기
= 일상 독립생활 8 가지
*쇼핑 *요리 *가사일 *빨래
*약 복용 *전화 사용 *외출 *재정 관리
(3)의존(依存)의 시기(時期)
-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 그러므로 우리 대부분은 삶의 상당기간을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로 보내게 된다.
- 이 시기에 그들은 두 가지 형태의 의존시설 중 하나에 (또는 차례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며 그것은 최선의 선택이다.
=하나는 일상의 독립생활만을 도움 받는 노년주거시설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의 신체활동 까지를 도와주는 요양시설이다.
- 이런 선택이 용이한 국가, 인프라가 구축된 사회가 절실히 요구된다.
(4)존엄사(尊嚴死)의 명시(明示)
- 노화와 무기력화, 그리고 의존의 시기에 이르기 이전에, 즉 보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기에, 자기가 장차 중병의 말기에 들어 회복불능의 상황을 맞았을
경우에는 존엄한 죽음(尊嚴死)을 선택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표명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명시적으로 문서화 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 존엄사의 선택(사전의료의향서 등)에는 다음 항목들의 가부(可否)가 포함될 수 있다.
=심폐소생술, 기관지 삽관, 기관절개술, 인공호흡기, 항암제 투여, 항생제 투여 등
=삽관 또는 정맥을 통한 영양공급, 삽관 산소 공급, 정맥을 통한 수분 공급 등
(5)호스피스(Hospice)의 선택(選擇)
- 호스피스 케어는 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해서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최대한 평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고, 가능한 한 오래 의식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 “괜찮아” “미안해” 혹은 “사랑해” 같은 작별의 인사말을 할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자신의 고통을 최소화 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한 채 자신의 삶이 완결됐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 호스피스를 선택한 환자들은 상황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더 평화롭게 임종을 맞이하고,
가족들의 고통도 훨씬 덜어 준다.
- 이런 제도와 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것이 국가와 사회의 책무라 하겠다.
O 에필로그;
이상의 글을 읽고 새삼스러운 얘기로 받아드리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매우 상식적이고 누구나 다 그렇게 실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 당면해서는 이런 상식이 힘을 잃는 경우가 아주 많다.
정작 이 책의 저자조차도 자기 아버지(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개업하고 있던 인도출신의 의사)가
중환에 들어 종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그가 제시한 ‘최선의 죽음의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내용을 이 책에 서술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상식들을 재발견하고 다시 거론하는 뜻은 나 자신을 한 번 더 다그치고 또 많은
이들에게도 강조하고 싶어서 이다. (2016. 3. ., “산수(傘壽)에 돌아본다” 게재)
죽음을 생각하고 대비해야 할 우리의 나이에
심오한 방햐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데 귀한 글을
소개 해 주어서 고맙기 그지없네.
항상 건강하시고 우리 홈에서 자주 뵙기 바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