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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모두 새로운 희망과 즐거움으로 충만 되는듯 ...     청초

    가을 색조를 띠고 조금은 황금 갈색과 푸르기도 한 낮으막한 앞산이
    오늘따라 유난히 정답다. 올 추석의 날씨는 축복이라도 내린듯 내내
    온화하고 화창하다.

    아주 철없던 어린 시절 말고는 세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던 젊은 시절에도,
    어지간히 나이 먹어서도 여전히 힘이 쓰이는 추석을 무사히 치르고 이제
    좀 편한 마음이 되었다.

    뿔뿔이 헤어졌던 아이들과의 반가운 시간도 잠깐일뿐 우리 젊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세월이 너무 달라져서 이곳 식구들은 미처 얼굴도 익기 전
    며느리들이 친정의 부모형제들을 만나러 추석날 안에 바로 서둘러서 훌쩍
    친정으로 떠나 가겠다는데 조금도 싫은 내색을 할 수도 없게 됐다.

    그 덕분에 종손 집 며느리인 딸아이도 추석 내내 종종걸음 치던 시댁에서
    해방이 되어 일찍 친정나들이를 오게된 딸아이의 입장을 생각하면 피장파장
    모든 게 억울함이 없이 되긴 했다.
      
    추석물가가 어떻다느니, 몇인 가족의 차례상 비용이 얼마나 드는가를
    일찍부터 떠들어대는 T.V. 뉴스가 체감으로 몸소 느껴지고 우리
    민족이면 추석차림 메뉴가 한결같이 똑 같다는 말처럼 한가지라도
    빠지면 조상님께 큰 불경이라도 저지르게 되는것 같아서 메모를 해서
    책크 해가며 추석장을 보기도 했다.
      
    시장을 몇 번이고 오가며 사들이고 한참을 수고를 하며 준비에 들인
    시간들에 비해 의관을 바르게 정제하고 경건하고 짧은 차례를 지낸 후
    잠시 틈을 내어 하얀 가을 들꽃이 한참 만개하여 꿀벌들이 바삐 꿀을
    나르는 정원에 나가서 다 같이 기념사진도 찎고.....

    예전보다는 늘어난 가족들이 오순도순 이 음식은 맛이 어떠니 서로 맛이
    있으니 이것도 좀 먹어 보라고 권하며 지난 시절 이야기와 지금 살아가는
    화제로 단란하고 화기애애한 식사를 끝냈다. 잠시 후 시골 처갓집을 향해
    떠나는 작은 아이 차편을 타고 우리도 부랴부랴 下京을 하여 이번 추석의
    행사를 일단 끝을 마쳤다.
      
    젊은 아이들 못지 않게 쌓인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그리움을 잠시의 만남으로
    해소하기는 너무나 모자라지만 왁자지껄 유쾌한 웃음소리와 못본 사이 훌쩍
    커가는 어린 손자의 티 없고 귀여운 재롱으로 그간 좀이 쓸어버린 것 같은
    우리의 아까운 세월들이 일시에 보상받듯 언 마음은 어루만져 지고 우리가
    한참 나이가 들었다는 현재를 잠시 잊고 젊은 시절처럼 새로운 희망과
    즐거움으로 충만되는 듯 하다.

    반대로 아이들은 제나름대로 힘들고 각박한 요즈음 세상살이에서 부모님의
    따뜻한 품안에 돌아 와서 다같이 형제자매들과 만나서 잠시나마 격의 없이
    어린시절로 돌아 간듯 위로와 사랑을 재충전 받고 또 다시 생활전선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가게 되는 용기가 생기게 될것이다.
      
    해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길에서의 정체와 괴로움을 꾹 참고 그 힘든
    귀성길을 택해서 떠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비롯된 게 아닐까...

    과거가 없이는 현재도 있을 수 없다. 알고도 주고 모르고도 주는 거름으로
    식물이 자라고 신비하게 열매를 맺듯이 우리들의 부모님들이 우리에게
    그러했고 또 우리 아이들도 따뜻한 그 사랑의 대물림으로 인생이 영원히
    이렇게 아름답게 이어지는 것 같다,
      
    명절이 닥칠 때마다 여자들은 치뤄 내야될 여러가지 힘든 일과 궁리궁리로
    스트레스도 많이 쌓인다. 오갈 때 운전을 도맡은 남자들도 못지 않게 힘이
    보통 드는것도 사실이다. 허나 이와 같이 즐겁고 반가운 만남이 기대되는 한
    아무리 힘이 들어도 이 명절 증후군은 아름답고 행복한 두 얼굴의 必要惡이
    되어 이렇게 면면이 이어지게 될것이다.
      
                                   06년 10월 추석에  
                                                         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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