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폐렴 예방 주사를 맞았다. 사람들이 늙어서 죽을 때에는 거의 폐에 이상이 생겨서 사망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보건소에서 공짜로 접종을 해 준다기에 전화를 해 보니 해당 날짜도 아닌데 와 보란다. 작년에 독감예방 접종하던 때 모양 무슨 병력은 없는지 간단한 기초 검사를 문진하고는 바로 주사를 맞으러 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몇만원씩 주고 맞던 주사를 국가에서 그냥 놓아 주다니...이번 한번만으로 평생 안맞아도 된단다. 참 세상이 살기도 좋아 졌다. 그런데 한편에 '치매검사장'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치매검사도 하는구나 하고 주사를 맞고 나서 찾아 갔다. 좀 느지막한 시간에 간지라 봉사자인 그들은 5시면 끝을 낸단다. 겨우 시간에 되어서 마지막에 치매검사를 할 수 있었다. 우선 질문지가 단어 3가지를 말하고는 그대로 외우란다. 그쯤은 쉽게 할 수 있었다. 다음은 빼기 속샘. 100에서 7을 빼면 얼마? 또 거기서 7을 빼면 얼마. 처음부터 꼬인 것 같아 다시 하겠다니 안된단다. 계산이 꼬인 채로 끝까지 셈을 끌고 가자니 괴롭기 짝이 없다. 느닷없이 아까 처음에 말한 단어 3가지를 다시 외어 보란다. 당황하여 2가지 밖에 말을 못했다. 종이를 한 장주더니 접어서 오른쪽 무릎에 올려 놓으란다. 그쯤은 누워서 떡 먹기, 한 편이 겹처진 오각형 그림을 흉내 내어서 그리란다. 그도 쉽게 그렸다. 그래도 아까 뺄셈을 잘 못한 것과 단어 하나 말 못한 걸로 인해 점수는 만점이 아니라 그냥 정상 수준이라 한다. 내가 먼저 끝내고 어떤이가 하는 걸 잠시 옆에서 구경 해 보니 접은 종이를 접기까지는 잘 했는데 그걸 무릎위에 놓으라는 걸 잘못 들었거나 잊었나 보다. 그만 점수가 턱걸이란다. 앞으로 조심하고 노력을 해야만 된단다.본인으로서는 자못 심각하게 들리는 이야기다. 한 동안 검사 선생한테 잔소리를 듣는다. 그는 평소 말수가 적단다. 이쯤 되면 말을 안 하는 건 금언이 아니라 치매로 가는 첩경이다. 전화를 걸때도 메모리 번호를 누를 것이 아니라 번호를 눌러야 한다. 안 쓰면 퇴화한다. 좋은 예로 휴대폰은 메모리만 썼더니 그 기능 말고는 딴 기능은 모두 죽어 버렸단다. 우선 컴퓨터를 열심히 하자. 글을 쓰는 게 제일 치매에 안 걸리는 길이란다. 자고로 작가가 치매에 걸린 일은 없다고 한다. 매일 매일 신문이라도 꼭 읽도록 권한다. 이제는 생전에 할 모든 책임을 다 했노라... 스스로 은퇴하여 편안함에 안주하면 안되겠다. 아직도 자기를 잘 간수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며 잘 관리해야겠다. 치매가 걸리고 안 걸리고는 전적으로 자기 할 나름이다. 계산기를 쓸 일이 아니라 모두 머리로 계산을 하란다. 요즘 슈퍼에서는 모두 계산을 해서 카드를 내게 되면 계산을 거치지 않더라도 모두 정확하다.소비자가 일일이 계산을 안 해도 모두 계산이 되어 나오니 머리를 쓸 일이 거의 없다. 이게 문제인 것 같다. 결국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도 치매를 조장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몇 가지 틀린 것으로 치매의 기준을 삼는다.엄밀하게 따지면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잘 잊어버린다던가 자주 잃어 버릴경우 치매를 의심할수 있다 고도 한다. 너무 실망하지 말고 결국 자기 스스로 노력을 하는 수 밖에 별도리가 없다. 예전에 어떤 유명 인사는 매일 전국의 산 이름을 모두 외우고 강 이름도 외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가서는 세계의 산 이름, 강 이름 나라 이름. 도시명 꽃이름 새이름 등 재미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이다. 뇌 그림을 보면 올록볼록 굴곡이 많다. 우리가 치솔로 이를 구석구석 닦듯이 뇌도 구석구석 골고루 써서 퇴화를 막아야 하겠다. 기계도 안쓰면 녹이 쓸고 망가지지 않는가... 우리 세대는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한 세대이다.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지는데 모처럼 맞은 장수의 최대의 적인 치매에 걸리면 안될 일이다. 건강한 정신으로 좀 더 즐겁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야 되지 않을까... ![]() |

2018.03.30 15:52
치매예방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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