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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南齋晩筆](17-N) ‘無障碍電梯’(무장애전제)
                                                  심  영  보
                                              
얼마 전, 중국의 G공항 어느 탑승구(GATE, 登机口) 앞 대기의자에 앉아서
탑승을 기다리던 중에 무심코 ‘無障碍電梯’라고 쓰인 표지판에 눈길이 멎었다.
       <※이 다섯 글자 중 ‘無(무)’ 자와 ‘電(전)’ 자는 실제로는 중국의 간자
         (簡字)로 쓰여 있었지만 이 컴퓨터가 지원하지 않아 우리에게 더 익숙한
         번자(繁字)를 그대로 썼다.
         ‘電梯(전제)’는 중국어로 ‘승강기(昇降機), Elevator’.>
작은 엘리베이터 입구에 붙인 표지판으로 그 옆에는 상하로 화살표가 그려진
상자 안에 장애자가 탄 바퀴의자(휠체어)를 그려 넣은 “장애자용 승강기”
표시 도형이 함께 있었다.

도형만 보아서는 당연히 “장애자전용 승강기”임이 분명한데 ‘무장애전제
(승강기)’ 라니?  ‘장애 없는 사람 전용의 승강기’란 말인가?  잠시 혼란에
빠졌다. 다가가서 살펴보니 거기에는 영문 표지 ‘Accessible Elevator’
(들어가기 쉬운 통로 승강기)가 더 있었다.
“걸림돌(장애, 불편한 사항)이 없는 통로 승강기”라는 의미임을 깨닫는 데
얼마간의 혼란을 거친 셈이다.
일어선 김에 한 바퀴 더 둘러보니 ‘洗手間(세수간, 화장실)’ 옆에는
“無障碍洗手間(무장애세수간, Accessible Toilet)’ 이 또 있었다.


내나라 생활환경에서 <장애자 전용 주차장, ~~ 좌석(공연장 등), ~~ 화장실,
~~ 통로, ~~ 승강기 등> 배려해야할 대상자를 주체로 표시한 표지판에
익숙해 왔기 때문에 중국공항의 표지판이 오히려 혼란을 준 것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어느 쪽이 더 사려 깊은 배려인지는 금세 알만하다.
그건 아마 장애인 당사자에게 묻는다면 더 분명해 질 것이다.

문턱이 없고, 출입문이 넓으며, 내부 공간이 넉넉하고, 의지할 수 있는
손잡이가 있고, 화장지 등 필요용품과 도구를 손닿을만한 데에 비치해 놓는
등으로 ‘걸림돌(장애물, 불편)이 없는 시설’ 임을 앞세우는 것이 진정한 배려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흔히 한 쪽 다리가 짧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한 쪽 다리가 더 길다고
말하는 것이 보다 품위 있는 말솜씨라고 익혀 왔지만 쉽게 잊고 지내 온 게
사실이다.
이번 중국여행 중에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깨우쳤다.      (‘18.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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