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총리의 “絆-Kizuna” 광고 有感
심 영 보
* 이 광고가 일본의 대지진을 도와 준 한국인에 대한 ‘감사의 글’ 인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간 나오토(菅 直人)는 지난 ‘11년4월11일자 조선일보에
‘이번의 일본 대지진에 대해 세계 각국이 지원해 준데 대해 감사(?)하는 <글’을
광고했다.
이 광고를 “한국, 감사 합니다”라고 풀이 한 것은 조선일보의 별도의 기사에서만
찾을 수 있을 뿐 광고 글의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감사의 대상은 ‘전 세계 여러분’ 이고 ‘한국’의 ‘한’ 자는 어디에도 없다.
한국인이 잘 쓰지도 않는 한자 “絆(반)”과, 영문으로 쓴 일본어 “Kizuna"가
마치 ‘the bonds of friendship' 이라는 듯이 표제로 쓰고, ’Thank you for
the Kizuna.'는 또 무엇인지?
이게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감사의 글’이란 말인가?
日本의 총리가 진실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이 광고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낸 것이라면 실로 조롱 끼가 감추어 진
불쾌하기 짝이 없는 글이다. 조금 더 훑어보자.
* “絆-Kizuna"는 무슨 뜻인가?
대자원(大字源)에 보면 “絆(반)-Kizuna"는 말이나 소의 ‘재갈이나 고삐에 묶는
끈(bridle)’으로, 마부가 말을 다루는 수단이어서, 보통은 ”굴레“의 의미로
주로 쓰인다.
‘羈絆(기반; 굴레, 속박의 뜻)’이 그 것이며, 가장 선량하게 쓰는 경우를 찾아
보더라도 ‘絆瘡膏 (반창고; 상처에 붙이는 약 바른 헝겊)’나 ‘脚絆(각반; 다리에
둘러 감는 헝겊 띠) 정도에 불과하다.
요즘 젊은 세대라면 그런 글자(絆, 반)를 본 적도 없을 정도로 드물게 쓰는
글자이고, 설혹 한자에 익숙한 세대에게라도 결코 유쾌한 이미지를 주는
글자가 아니다.
* '베풀어주신 “Kizuna(정)”에 감사한다'는데 이건 또 무슨 의미인가?
한국어로 ‘정’이라는 단어의 뜻은 10 가지도 넘는다. 그러나 ‘Kizuna’ 와 연결
되는(또는 번역 될만한) ‘정’이라는 단어는 없다. 굳이 ‘정(情)’을 뜻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면 그건 잔꾀이다.
“굴레, 속박,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것”이 어찌 “정(情)” 이란 말인가?
혹시 자기나라 사람들만이 쓰는 다른 뜻 예컨대 ‘끊기 어려운 정이나 인연’
이란 의미로 쓰려고 했다면 그건 일본인을 상대로 일본어로 낸 광고에나
썼어야 했다.
* 실로 교활한 광고로다.
韓中日 3 국이 공통으로 쓰는 漢字語 중에는 ‘同字異義’의 글자나 단어가 적지
않음을 모를 리 없는 일본국총리가 굳이 한국인에게 생소한 “絆”자를 표제로
해서 광고한 처사는 혼네(本音)를 감추고 다데마에(建前)를 내 세운 실로
교활한 광고이다. ☆
(Daum> Agora> 자유토론, ‘11.4.14. 게재)
*광고문(조선일보,'11.4.11.자):
[絆-Kizuna]광고-51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