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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무엇이길래 매번 귀성 전쟁을 치루나....     청초 이용분


해마다 반복되는 귀성전쟁을 보면서 우리가 T.V. 동물의 왕국에서 본 물고기의 귀소성과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한다.연어는 제가 태어난 곳의 냄새와 환경을 기억하여 母川으로 꼭 돌아오는 귀소성을 이용하여, 바다에서 다 큰 후 다시 태어난 곳으로 어미가 되어 알을 낳기 위해 돌아오는 고기의 알을 채취하여 인공적으로 부화시켜서 일정한 크기에 이르면 모천(母川)에 다시 방류한다.

그러면 몇 년 후에 그 치어가 成魚가 되어 다시 母川으로 돌아오는 것을 잡아서 이를 우리의 식탁에 올리게 된다. 이 따끔 T.V. 동물의 왕국에서 세차고 즐기 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거스르면서死力을 다하여 튀어 오르는 물고기를 보면서 저 고기는 왜 기어코 힘든 그곳에 올라가야만 하나 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보곤 한다.

말 못할 사정으로 잘 못 태어나 부득이 외국으로 입양을 갔던 어린아이들이 외국인 양부모의 보살핌 속에 자기의 친부모에게 컸을 때 보다 더 좋은 환경과 조건 속에 잘 크고 교육도 잘 받았지만 결국은 자기를 버리다시피 한 친 부모를 찾기위해 이제는 기억 속에 남아 있지도 않은 고국을 찾아 더듬어서 이역만리 언어조차 낯설어진 우리나라 친부모를 찾기 위해 몇 십년이 지나서 외국풍속과 교육을 받고 외국사람이 다 되었을 것 같아도 외모만은 그대로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T.V.에 나와 가족을 찾기 위해 말이 설어 눈을 두리번거리면서 애를 태우는 걸 이따끔 씩 보게 된다. 참으로 가슴 아픈 광경이다.

우리의 귀향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나를 사랑하시는 부모님과 친척들이 살고 계시고, 내가 태어나고 어릴 적 뛰어 놀던옛 동산과 고기잡이 하고 미역 감고 물장구를 치며 놀던  어린 시절을  보낸시냇가와 어릴적 그곳에서 같이 뛰어 놀던 그리운 그 친구들을 만나려면 약속없이도 다 같이 만날수 있는 이때 아니면 언제 가랴하고  한날  한시에 다 같이 길을 떠나니 경부고속 도로의 왕복차선을 비롯 전국의 모든 교통수단이 마비 상태에 이르곤 한다. 오래전부터 그리 해 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하는 부모님과 고향이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한 해결이 안 날 숙제이고 반복이 될 행사다.

우리도 지금은 이제 이곳 집에 하도 오래 살아 조금 덜하지만 이집에 이사 와서
몇 년이 흐른 뒤에도 살던 곳에 대한 향수 때문에 우리가 차를 사자마자 제일
먼저 가본 곳이 아이들이 어릴 때 살던 그전 집 동네였고, 그 후로도  심심하면 이따금씩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를 가보고는 아이들은 예전에저곳에서 또 뽑기 장사가 있던 자린데 지금도 ‘또 뽑기 장사’가 그러고 있네 하고 신기 해 하기도 하고 옛날에는 넓은 것 같았던 길이 지금 보니 좁은 골목이네 하기도 하고, 여기서 엄마가 오빠를 데리고 유치원에 간 뒤 혼자 앉아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던
곳이네, 하기도 하고

저쪽 골목은 제가 제일 친했던 코 흘리게 친구가 살던 집인데 지금 그 친구는 어디서 무얼 하며 살까 ? 요 집은 매일 괜히 우리아이를 때리고 잽싸게 도망을 가 저의 집 대문 안에 얼른 들어가 숨어  버리곤 하여 속상하게 하던 사납고 약아 빠진 누구의 집인데 얘는 지금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 한다.

나도 유년시절을 보냈던 이북 황해도 해주, 우리 집에서 대문을 나서면  멀리 마주 보이던 산꼭대기 모양이 꼭 고양이 귀 같이 생겼던 산 모양하며 그 산 아래 근처에 자리했던 초등학교로 가는 논 사이에 길고 똑바로 난 행 길이 눈앞에 선하여 이따금 식 어떻게 변했을까 ? 하고 생각이 나곤 한다.

한번은 학교에서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가려는데 학교 현관 신장에 벗어 두었던 내 운동화를 누군가가 신고 가 버렸다. 어린 나는 맨발로 자갈길이었던 그 길을 엉엉 울면서 걸어 왔던 기억도 난다. 우리 집 동네에 이르니 아이들이 우는 나를 졸졸 쫓아 와서 구경들을 하니 이미 예전에 고인이 되신 나의 할머니께서  
"무슨 구경들 났느냐 ?"하시면서 동네 아이들을 모두 쫓아 버리시던 일 까지도 생각이 난다.^^ 내가 초등학교 일 학년 때 일이다.

해방 후 부모님의 고향인 충청도 대전으로 돌아오기 위해 삼팔선을 넘어 오셨다. 내가 태어나고 초등학교 삼 학년 때까지 한참 어린 시절을 보냈던그곳을 떠나 온 뒤에도 그곳 인심도 좋고 살기 좋다고 하시면서 통일이 되면 다시 가서 살고 싶다고  노상 말씀 하곤 하시던 나의 부모님들께서는 통일도 못 보신 채 이미 오래 전에 고인이 되셔서 이젠 이 세상에는 안 계시다.

이북에 고향을 두신 많은 이산가족들은 찾아가서 간절하게 만나 뵙고 싶은 , 이제는 하마 돌아 가셨을지도 모를 부모 형제를 생각하며 눈물 짓고...
꿈길에서라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고향 산천을 생각하며 고향은 있으 되 길이 막혀서 못가 보는그 설움을 무엇에 비길까 !

2003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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