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by 이용분 posted Aug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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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꽃       청초  이용분


    찌는 듯 무덥던 여름이
    슬며시 꼬리를 내리는가 하더니
    뜨락 한 모퉁이에
    진분홍색 분꽃들이
    방긋이 피어났다
     
    어린 시절
    머리에 흰 수건 쓰신
    어머니가
    여름 지나 벌레가 난
    쌀을 키질을 하면 
     
    싸래기와
    쌀벌레 주워 먹으려
    우루루 모여들던
    알록달록
    ​토종 어미닭에
    노랑 병아리 떼들...
     
    무릇 화려한 꽃들이
    제가끔 멋스럼과 화려함을
    뽐낼 때
    노랑 저고리 분홍치마
    때때옷처럼
    제 홀로 전통을 지켜 온
    소박한 자태

    그 시절
    부엌문 옆에
    저녁나절
    곱게 피어나던
    진분홍색 분꽃이
    오늘따라
    생각이 난다.
     
    2019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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