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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齋晩筆](31-N) 프랑스 산책(散策) (1) <파 리>             심   영   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1993년), 결혼 25주년기념으로 돌아보았던 <파리> 관광은 “서유럽 6개국 11일” 코스에 포함된 2박3일의 주마간산(走馬看山) 일정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기회가 닿아 <파리>에 와 보니 그 때 못 보았거나 지나쳤던
것도 많고, 그간의 세월 때문에 변한 것도 많으며, 무엇보다도 이런 사물들을 바라보는 내 눈의 시각(視覺)이 아주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글의 독자 중에 누구 <파리> 한번 못 가본 이가 있으랴만 혹시 주마간산 했던 동지가 있다면 내가 그 때 놓쳤던 것들을 중심으로 감상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08.3.28.~’08.4.10.의 2주일간, 첫 1주간은 파리와 그 근교 그리고 다음 1주간은 프랑스 북부와 남부 지방을, 3쌍의 은퇴한 대학 동기생들이 한국인 가이드 겸 운전기사가 모는 7인승 밴(van)으로 돌아 본 기록을 발췌하여 3회에 걸쳐 나누어  싣습니다.  남 재 (南 齋).



[56]

[개선문(凱旋門)]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많은 건축물 중의 하나 입니다.  나폴레옹이 스스로의 개선을 빛내려고 짓기 시작(1805년) 했지만 완성을 못 본채 죽음을 맞아 결국은 훗날 그의 주검만이 이 문을 통과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답니다.  
  12개의  대로가 방사상으로 뻗어있는 에뜨왈 광장(CDG 광장)의 한복판에 높이 50m, 폭 45m의 거대한 건축물로 우뚝 서 있는 이 개선문은 세계의 중심이요, 파리의 중심이라는 <샹제리제 거리>의 시작점이기도 한데, 워낙 주위에 크고 화려한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보통 건물 17층짜리의 크기란 것을 느낄 겨를이 없고 또 그 옥상은 전망대로 되어있어 지하통로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파리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일수 입니다.  



[67]

[샹제리제 거리]
  프랑스 사람들은 세계의 중심은 <파리>이고, 파리의 중심은 <샹제리제 거리>라고 서슴없이 자랑합니다.  개선문에서 부터 꽁꼬드 광장에 이르는 약 2km에 달하는 직선형 길의 좌우가 세계의 패션을 선도하는 유행의 거리라고 합니다.
  상점, 식당, 영화관, 극장, 여행사, 은행, 서점, 그리고 노천카페들....
  상점들은 하나같이 명품 브랜드의 간판을 달고 있고 이들 매장들은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리고 이 샹제리제 거리에는 서로 서로 유행을 뽐내듯 하는 멋쟁이 의상을 걸친 선남선녀들이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잠시 노천카페의 의자에 앉아 이런 분위기들을 감상하며 커피 한잔을 마시는 동안 내 눈에 목격된 “Mc Donald‘s” 햄버거 간판은 아주 이채로웠습니다.



[50]

[꽁꼬드 광장과 오베리스크]
  파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조형물은 샹제리제 거리의 다른 한쪽 끝인 꽁꼬드 광장에 세워진 오베리스크 입니다.
  프랑스 대혁명(1789년) 때 사치와 호화의 대명사였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뚜와네뜨 왕비 등이 단두대 위에 올라 처형되었던 장소가 바로 이 광장인데, 이 광장의 한 복판에는 이집트의 고관 (무하마드 알리)이 룩소의 신전(테베사원)에서 잘라서 프랑스에 헌납했다는 높이 23m, 무게 230톤의 오베리스크(Obelisk)가 우뚝하게 세워져(1829년) 있습니다.
  한 덩어리의 장밋빛 화강암을 사각 연필처럼 깎아 세운 이 오베리스크의 기둥 4면에는 “신과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왕)의 영광” 이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고, 맨 아래 기단부에는 이 돌덩어리를 물길과 뭍길로 운반해 오던 사역 그림과 마지막으로 이 광장에 일으켜 세우던 모형도가 프랑스어 설명과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길로틴 광장이나 오베리스크.  어느 것이나 프랑스의 역사와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대변하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38]

[몽마르트르 언덕과 떼아뜨르 광장]
  이 언덕은 해발로는 129m 밖에 되지 않는 아주 낮으막한 언덕이지만, 예컨대 에펠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파리 시내가 모두 한 시야에 들어오는 평원인 중에 오직 이 몽마르트르 언덕만이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어 유난히 눈에 뜨이기도 하려니와, 이 언덕은 그 정상의 떼아뜨르 광장과 더불어 예술의 나라 프랑스, 문화의 도시 파리, 화가의 메카 몽마르트르로서 아직도 대표적 관광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언덕의 역사가 파리 최초의 주교 <쌩 드니(St. Denis)>가 순교(AC 3C)한 곳으로 시작되었지만, 19C 말에 르누아르, 고흐, 피카소 등의 화가가 집결하여 그들의 예술가촌을 이루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이제는 다양한 거리의 화가, 퇴락한 화가 지망생들의 집결지로 변한 채 “관광객의 거리. 환락의 거리” 답게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과 노상 화상(畵商)들이 파리의 낭만을 팔고 있었습니다.
  떼아뜨르 광장에서는 한 거리의 음악 쟤키가 코믹한 차림새와 몸짓으로 고전 천공지형(古典 穿孔紙型) 음악재생기를 틀며 손님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소리틀 앞에는 동전통도 놓여 있었고요.



[23]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와 동명 영화로 해서 많은 이의 귀에 익은 파리의 명소입니다. 그리고 남 북벽 한 개씩의 대형 원형 “장미창”(스테인드 글래스)을 비롯한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식과 유물 등 시설과, 나폴레옹황제의 대관식, 드골장군의 장례식 등 800년의 프랑스 역사를 안고 있는 성당의 위상은, 프랑스 전국에 걸쳐 300개가 넘는다는 여늬 “노트르담 성당”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성당 정면 입구 왼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네 분의 천사 중의 한 분인 <쌩 드니> 천사는 목 베어진 자기 머리를 스스로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3세기경 파리 최초의 주교 이셨던 <드니(Denis) 주교>가 몽마르트르언덕에서 효수(梟首)의 형으로 처형 받고도 6km 나 살아서 걸어 나갔음을 보여주는 조각이라고 합니다.  



[96]

[에펠탑]
  프랑스의 또 하나의 상징 조형물 [에펠탑]은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1889년)을 기념하여 건립한 높이 320m 여의 철골 탑 입니다.  파리의 어디에서도 보일정도로 크고 미려하지만, 이 탑의 맨 꼭대기 전망대(3층 전망대)에 오르면 파리 시내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져 보이고 유유히 흐르는 센 강과 거기 걸쳐져 있는 다리들 그리고 유람선들의 선유는 환상적이랄 만도 합니다.
  전망대 창틀 위에는 360도 각 방위에서 이를 수 있는 세계의 각 나라 수도까지의 거리들을 그 나라 국기와 함께 표시해 놓았는데,  파리-->서울간의 거리는8991m 로, 파리-->평양간의 거리는 8794m 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에펠탑이 건립되던 당시 프랑스의 유수한 지식인과 시민들이 하도 거세게 건립을 반대해서 장차 철거할 것을 전제로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다는데, 이제는 여기에 비견할만한 프랑스 조형물이 더 없을 만큼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더구나 그로부터 얻어지는 관광수입 홍보효과가 엄청나서 이 나라의 대표적인 효자 조형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누구도 철거를 거론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오만하고 옹고집인 지식인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109]

[나폴레옹 묘소와 앵발리드 군사박물관]
  앵발리드 군사박물관과 거대한 금박의 돔(Dome)을 가진 나폴레옹 묘소는 일반적 관광 코스에 끼어 있지 않아 그 존재조차도 몰랐던 것인데, 이번에 보니 그 웅대하고 화려한 건물과 수십만 겹의 금박으로 덮였다는 지붕만으로도 파리 시내에서 가장 뚜렷하게 눈에 띄는 유적지 건축물의 하나였습니다.
  프랑스 역사상 나폴레옹만큼 영욕을 교차한 인물도 아마 더 없으려니 싶은데, 말년에 세인트헬레나에 유배되었다가 거기서 생을 마친 그가 사후 20년 만에 이 묘소에 이장되고 거기 조세핀 등 가족과 그 밖의 관련 인사들의 무덤도 조성하고  조각상들을 비롯한 화려한 치장 그리고 그의 명복을 비는 대신전 까지 마련해 놓은 모습은 실로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나폴레옹 !“  그저 단순한 군인 출신 독재자-황제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145]

[베르사유 궁전](정원 쪽 외경)
  유럽 최고의 왕권을 자랑하던 부르봉왕조가 100여 년간 (1682~1789) 찬란한 절대군주체제를 유지하며 프랑스를 통치하던 본거지로서의 베르사유 궁전은 그 부속 대 정원 및 인공호수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하며 화려한 것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사한 안팎의 모습에 묻혀 숨겨져 있는 비밀 아닌 비밀 “베르사유 궁전 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야회복 차림의 귀족 남녀들이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넓은 정원의 여기저기를 서성거렸을 광경 말입니다.



[164]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
  세계 제일의 화려한 궁전 안에서 그 중에서도 또 가장 화려한 방은 무도회장 이었던 이 “거울의 방” 입니다.  75x12m의 넓은 홀을 17개의 벽면으로 나누어 578개의 대형 거울로 장식하고, 높은 천정으로 부터는 화사한 샹델리아를 늘어뜨려 실로 호화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프랑스 대혁명(1789년) 때 루이 16세와 앙뚜아네뜨 왕비가 꽁꼬드 광장의 단두대에 오르게 한 화려함의 극치는 어느 정도인지,  사치의 종말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132]

[런던의 유로스타 기차역]
  프랑스와 영국을 갈라놓고 있던 <도버 해협>을 바다 밑으로 길을 뚫어 두 나라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게 한 [유로스타 (Urostar) 철도] !  우리 일행은 이번 기회에 이 기차를 한번 타보았습니다.
  파리의 북역(北驛, Gare Nord)에서 런던의 세인트팡크라스(St. Pancras)역(위의 그림) 까지 편도 3시간 밖에 안 걸리는 이 고속 열차 [유로스타(Urostar)]는 겉모습이나 객실 안 풍경 그리고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주행속도 등이 우리의 고속열차 KTX와 별로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땅 <깔레>와 영국 땅 <켄트>사이의 도버해협 바다 밑에 뚫은(1994년 완공) 길이 50.5km  지름 7.6m 의 [유로 터널(Uro Tunnel)]을 우리가 탄 고속열차가 통과하는 데는 20 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영불(英佛) 두 나라가 오랜 역사적 은원(恩怨)관계를 덮고 유로터널을 통해 <20분 거리>로 접근하게 된 것을 보고 이 터널에 [현대판 7대 불가사의]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 같습니다.                                         (1) <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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