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정리하는 기도 / 김설하"-
종일 세상을 쏘아보던 태양도 고단했던지
충혈된 동공 까물까물 할 때
길섶 피었던 풀꽃이 문을 닫고
날갯짓 분주하던 나비도 어디론가 숨어듭니다
밤새 찰랑대는 물살의 노래를 들으며
작은 물고기도 수초 사이로 지느러미를 걸치는데
세상의 틈에서 살기란 숨 막히는 일이라
일상의 등짐 내려놓고 싶을 때
지친 하루를 벗어 놓으며
너그러워지는 마음으로
가슴속 가득했던 어떤 정체를 밀어내고
내일은 오늘보다 행복한 하루가 열리기를 기도합니다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
볼수록 즐거운 사람
알면 알수록 행복해지는 사람
작은 일도 함께 웃고 나눌 줄 아는 사람
내 인생이 기록되는 페이지마다 따뜻하도록
오늘 하루가 내일의 밑거름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