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합니다

by 김 혁 posted Sep 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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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려 합니다 보입니다 지금은 너무 멀리 있는 내 눈에는 안 보이지만 내 영혼이 그곳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무 낮설어서 그리고 내가 있을 곳이 없어 빨리 그곳으로 가고 싶기만 합니다 하지만 무심하게도 생의 수레바퀴는 너무 더디게 가고 나는 꺼져가는 한숨을 내 쉽니다 몸서리치도록 나를 괴롭게 하는 그리움은 낮선 이방인이 되어 오늘도 어디에 있을지를 모르고 이리갔다 저리갔다 서성거립니다 오늘 손을 그대에게 내 밀어 보고 있지만 세상은 싸늘하게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려 합니다 아니 나는 오늘도 가고 있습니다 그대가 있는 곳으로 그냥 서럽기만 한 이 세상을 한걸음씩 떼기도 버거운데 그대가 있는 그곳이 있기에 마음에 그려져 있는 그곳으로 그대가 붙잡아 주고 있습니다
  

      그 어느날 보다 감동과 감사로 어우러진 하루였습니다. 타인의 기쁨을 나의 기쁨처럼 타인의 슬픔을 나의 슬픔처럼 함께 웃고 웃을 수 있는 사람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감정이 매마른 사람의 삶은 기름이 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삶이기에 항상 힘들고 어렵고 시끄러운 것입니다.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기에 우린 서로 부둥켜 안고 웃기도 울기도 하며 한 세상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감동이란... 언젠가 "나이가 몇 갠데 그런 걸로 좋아하니?" 라는 말을 듣고, 나이가 들면, 가령 맛있는 차 한 잔을 마시고 감탄하거나 골목 한구석에 핀 작은 꽃을 보며 짠해지거나, 메리포핀즈를 읽고 눈시울을 붉히면 안되는 것일까, 그게 부끄러운 걸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래야 한다면, 그게 성장이라면 나는 평생 어엿한 어른은 되지 못하겠구나 싶었지요. 하지만 이런 마음도 있어야 차 한 잔, 글 한 편을 위해 부단히 연습하고 고뇌 했을 시간,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올라온 간절함에 의미가 더해지고, 격려가 된다고 믿습니다. 어쩌면 그 표현 하나에서부터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관계가 구축되는 것일지도요. 더 많이 웃고 울며, 그럴 수 있음에 행복해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