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길
우리의 삶은, 길 위에서 시작하여, 길 위에서 끝납니다. 발자국이 찍힌 곳은 모두 길이 되어, 우리를 향하여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라진 무한한 이름들이 길이 되어, 우리의 삶을 열고 들어옵니다. 어둠에 묻힌 길, 두려움으로 주눅든 길, 빛나는 등불이 걸려있는 길, 가슴으로 이어지는 길, 가까스로 생을 이탈하지 않는 길, 세상을 지우며 저녁으로 가는 길, 스스로 사라지는 길, 추억 속으로 천천히 되돌아가는 길, 숱한 길들이...오늘도... 우리를 향하여, 천천히 돌아오고...천천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라진 이름은,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길이 됩니다. 가까스로 생을 이탈하지 않는 길이 됩니다. 당신의 길이 되는, 아름다운 이름은 무엇인가요?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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