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신경림

by 김 혁 posted Jun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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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 / 신경림 - 살구꽃 지고 복사꽃 피던 날 미움과 노여움 속에서 헤어지면서 이제 우리 다시 만날 일 없으리라 다짐했었지 그러나 뜨거운 여름날 느닷없는 소낙비 피해 처마 아래로 뛰어드는 이들 모두 낯이 익다 이마에 패인 깊은 주름 손에 밴 기름때 한결같고 묻지 말자 그동안 무얼 했느냐 묻지 말자 손 놓고 비 멎은 거리로 흩어지는 우리들 후줄근히 젖은 어깨에 햇살이 눈부시리 언제고 다시 만날 걸 이제사 믿는 우리들 메마른 허리에 봄바람이 싱그러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