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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판화 / 오명선 시큰거리는 관절이 내려앉는 계절 낙엽은 쉼표를 찍으며 나무의 발등으로 내려앉는다 저 회전의 공법 쉼표가 마침표가 되는 날 계절은 얼마나 멀리 떠나 있을까 열매의 내부에 고인 날카로운 빛깔은 성긴 바람이 할퀴고 간 덧난 사랑 아무도 모르게 밤의 속살에 새긴 그리움의 기록이다 선뜻 다가설 수 없어 망설이다 금이 간 시간들을 수없이 찍어내는 저 가을 숲 놓쳐버린 날들을 앓고 있다 스산한 가을 숲의 무게만큼 눈시울에 맺힌 내 상처가 가을의 풍경으로 복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