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보고픈 날에는 / 박택진
그대가 너무 그립고 보고픈 날에는
그대가 들을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먼 길을 서둘러 떠날 임 그리워
그대 보고픈 날에는
님이 지나는 들 길에 서서
유난이 들꽃을 좋아했던
님만이 맡을 수 있는
향기 가득한 꽃이 되겠습니다
그대가 그립고 보고픈 날에는
내 하얀 사랑이
그대 안에 머믈 수 있는
그대만의 한 송이
들 꽃이 되겠습니다.
죽도록 사랑해서 / 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정말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듣기 싫다
죽도록 사랑해서
가을 나무가지에 매달려 익고 있는
붉은 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옥상 정원에서 까맣게 여물고 있는
분꽃 씨앗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한계령 천길 낭떠러지 아래 서서
머나먼 하늘까지 불지르고 있는
그런 이야기로 이제 가을은 남고 싶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핏방울 하나하나까지
남김없이 셀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투명한 가을 햇살 아래 앉아
사랑의 창세기를 다시 한 번 쓰고 싶다
또 다시 사랑의 빅뱅으로 돌아가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