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오덕(五德)

by 김 혁 posted Dec 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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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의 오덕(五德)

 



조선조 중엽에 막걸리 좋아하는
이씨 성의 판서가 있었다. 언젠가 아들들이 "왜 아버님은 좋은 약주나 소주가 있는데 막걸리만을 좋아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이 판서는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라 시켰다. 그 한 쓸개 주머니에는 소주를, 다른 쓸개 주머니에는 약주를, 나머지 쓸개 주머니에는 막걸리를 가득 채우고 처마 밑에 매어 두었다. 며칠이 지난 후에 이 쓸개 주머니를 열어 보니 소주 담은 주머니는 구멍이 송송 나 있고 약주 담은 주머니는 상해서 얇아져 있는데 막걸리 담은 주머니는 오히려 이전보다 두꺼워져 있었다. 오덕(五德) 이란 취하되 인사불성일 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一德)이요,
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二德)이며,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三德)이다. 

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四德)이며,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가 풀리는 것이
오덕(五德)이다.
옛날 관가나 향촌에서
큰 한잔 막걸리를 돌려 마심으로써 
품었던 크고 작은 감정을 풀었던
향음(鄕飮)에서 비롯된
다섯 번째 덕일 것이다.

인생은 주객(酒客)인거여..

친구여!
세상은 주막(酒幕)인거여.
구천(九泉)을 돌던 영혼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는 것은 주막에 온 거여.
단 술 쓴 술로 취하러 온 거여.

주막 올 때 저 마실 잔
들고 오는 사람 없고.
갈 때도마신 잔
들고 가는 사람 없어!

그와 같이 너 또한
빈손 쥐고 주막으로 취하러 온 거여.
잔 안들고 왔다고,
술 안파는 주막 없고.
잔 없어서 술 못마실 주막도 없지만,
네가 쓰는 그 잔은 네 것이 아닌 거여
갈 때는 주막에 놓고 가야 되는 거여.
단술 먹고 웃는 소리.
쓴술 먹다 우는 소리.
시끌벅적 했던 세상 그곳은 주막이고.
술 깨면 떠나가는 너는 나그네 인거여.

훗날 오는 손님에게 네 잔을 내어주고
때가 되면 홀연히,
빈손으로 가야하는 너는 酒客인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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