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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4 14:34

인연 / 수천 김용오

조회 수 823 추천 수 1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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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 / 수천 김용오 - 창가에 낙엽 하나 햇살을 조그만 바람에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발버둥을 치더니만 끝내 햇살을 가르며 창문너머로 쿵 떨어지기는 걸 보며 당신의 모습을 떠 올려보았습니다 낙엽도 한때는 푸른 잎이었을 땐 아름답게 보였었는데 오늘은 왠지 아름다움보다는 가슴에 저미어 오는 측은함에 순간 쿵하는 마음 제 몸도 낙엽처럼 땅바닥에 뒹굴뻔을 했었지 뭡니까 많은 세월을 당신과 함께 동행을 했었기에 당신의 마음을 잘 안다라고 자부하며 살아왔었는데 물처럼 흐르는 늑대 같은 세월은 공주 같은 당신의 색깔마저도 낙엽이듯 붉게 물들게 하더이다 쿵하는 낙엽을 보며 당신도 슬퍼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그동안 잘 해 주지 못한 저로서 어찌 놀래지 않았겠습니까 석양이 물든 창문에 한쪽으로 커튼이 드리우고 있다지만 당신이 거두어 주신 옥과 같은 토실토실한 열매가 자라고 늘 곁에는 알알이 붉게 익은 석류이듯 멋스런 가을을 열어 주신 아름다운 당신이 있으므로 이 한 몸 내일 비록 낙엽이듯 땅바닥에 떨어져 뒹군다 한들 결코 슬퍼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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