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에 / 김영애

by 김 혁 posted Apr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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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봄날에 / 김영애" - 오늘은 당신 목덜미며 겨드랑이를 간질이며 지나가는 바람이고 싶다 짓궂은 몸짓에 당신이 껄껄 웃으면 그 웃음까지 꼭 꼭 싸안고 뽀송한 당신품에서 한나절 낮잠을 누리는 봄바람이고 싶다 오늘은 당신 눈 앞에 어룽거리는 연분홍 꽃비이고 싶다 녹녹한 음성으로 내 이름 부르면 앙 다문 꽃봉오리를 당신 입술에 터트리다, 터트리다 어룽어룽 꽃길을 내는 연분홍 향기 날리는 꽃비이고 싶다. 오늘 만큼은 당신 마음을 비집고 둥지 튼 작은새이고 싶다 흐린 하늘을 이고 빗장을 걸어도 연두빛 희망 한 줌 뽀로롱 물어다 널어 놓는 당신만의 파랑새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