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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혁 posted Aug 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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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죽거들랑 / 琉 珍



우리 죽거들랑
한쌍 장승 되자구나

뭇비에 썩어 문들어지는
목장승 아니라 불에 타지 않고
오래 견디어 이끼 뒤집어 쓰는
석장승으로 서자구나

이승사랑 아무리 길어도
우리 사랑 언제나
가슴 조여야 하지 않았더냐

문 걸어 잠그고
가슴 퉁퉁 붓도록
따로 울어야 하지 않았더냐

우리 멀리서 죽어도
저승 한 곳에서
나란히 장승으로 우뚝 서

그때는
겁 없이 사랑하며 살자구나






 베토벤 / 현악4중주 2번 F장조 O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