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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30 09:36

굽은 소나무...

조회 수 959 추천 수 1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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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은 소나무...       

 

   

  제가 참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친구같은

선배님 한 분이 계십니다.
이름을 대면 캐나다 벤쿠버 한인사회에서

모두가 아는 분입니다.
그 분이 젊은 시절에 다방 DJ를 했다고 합니다.
본인은 그 시절 아
가씨들에게 겁나게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잘생긴 얼굴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ㅋ

가끔 DJ를 보면서 날렸던 멘트를 당시 버전으로

우리에게 선보이곤 합니다.
입담이 워낙 좋은 분이라 우리는 늘 배를 잡고 웃습니다.

 

목소리를 착~ 깔아서 이랬다고 합니다.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사내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습니다.
오늘 노래 나갑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러브 미 텐더입니다.

 

그러면서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면

동네 아가씨들이 그냥 ‘꺼뻑’ 죽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랬다고 하니 그냥 믿어야 합니다.
저에게는 하늘같은 선배님이기 때문입니다. ^_^

 

어제는 그 선배님과 대화를 하다가 굽은 소나무 얘기가

나왔습니다.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켜서

큰 아들은 현재 미국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서울에서 대기업의 임원으로 있는데,
정작 그 어머니는 여수에서 혼자 쓸쓸히 지내고 계시는

분의 얘기를 하다가 그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자식을 아주 잘 키우면 국가의 자식이 되고,
그 다음으로 잘 키우면 장모의 자식이 되고,
적당히 잘 키우면 내 자식이 된다는 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식 중에 한 명 정도는 여수공고에 보내서

내 가까이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A bird in the hand is worth in a bush"
"내 손 안의 새 한 마리가 숲 속의 두 마리만큼 값지다"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야 집에 하수도가 막혀도
“누구야? 하수도가 막혔다. 얼른 와서 해결 좀 해라.”하고
 
편하게 부를 수 있고,
방안의 전구를 바꿀 때도

“누구야? 얼른 와서 전구 좀 바꿔라.”하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A living ass is better than a dead docter
죽은 박사보다 살이있는 멍청이가 낫다

하수도가 막혔다고, 전구가 나갔다고,

미국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 없고
서울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볼까 말까하는 아들이

내 아들이라고 할 수가 없고,
평생에 한두 번 볼 수 있고 사진을 통해서나

겨우 만날 수 있는 손자들이
내 손자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소리만 요란하고 결과는 없다
All cry and no wool
빵 한 덩이리가 수많은 새들의 노랫소리보다 낫다
A loaf bread is better than song of many birds
 

 

 

 

 

 

  

‘한겨울 추워져서야 소나무·잣나무가 쉬이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는 글이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오는 말입니다.

옛 어른들도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무릎 꿇고 앉아 산을 지키는 못난 소나무.

그 못난 소나무가 부모의 산소를 지키고, 선산을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 것입니다. 같은 소나무지만 토질이 좋고

비바람을 덜 받아 곧고 수려하게 자란 소나무는

사람들이 재목으로 쓰기 위해 베어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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