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을 / 김용택"-
1.
가을인 갑다
외롭고,그리고
마음이 산과 세상의 깊이에 가 닿길 바란다
바람이 지나는 갑다.
운동장 포플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어제와 다르다
우리들이 사는동안
세월이 흘렀던 게지
삶이
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라
2.
산 아래 동네가 참 좋습니다
벼 익은 논에 해 지는 모습도 그렇고
강가의 풀색도 참 곱습니다.
나는 지금 해가 지는 초가을
소슬바람 부는 산 아래 서 있답니다
산 아래에서 산 보며
두 손 편하게 내려놓으니
맘이 이리 소슬하네요
초가을에는 지는 햇살들이
발광하는 서쪽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