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미_축제_가울 추억의 소나타(Ⅰ)(Ⅰ)_127x127cm_watercolor on paper_2013
평화로 가는 길
이 둥근 세계에
평화를 주십사고 기도하지만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멀고도 가까운 나의 이웃에게
가깝고도 먼 내 안의 나에게
맑고 깊고 넓은 평화가 흘러
마침내 하나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울겠습니다
얼마나 더 낮아지고 선해져야
평화의 열매 하나 얻을지
오늘은 꼭 일러주시면 합니다
박유미_아름다운 날의 아리아!_91x60.6cm_watercolor on paper_2012
나라를 생각하며
내가 태어나 숨을 쉬는 땅
겨레와 가족이 있는 땅
부르면 정답게 어머니로 대답하는
나의 나라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마냥 설레고 기쁘지 않은가요
말 없는 겨울산을 보며
우리도 고요해지기로 해요
봄을 감추고 흐르는 강을 보며
기다림의 따뜻함을 배우기로 해요
좀처럼 나라를 위해 기도하지 않고
습관처럼 나무라기만 한 죄를
산과 강이 내게 묻고 있네요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며 고백하렵니다
나라가 있어 진정 고마운 마음
하루에 한 번씩 새롭히겠다고
부끄럽지 않게 사랑하겠다고..
박유미_가을 추억의 소나타(Ⅱ)_130.3x65cm_watercolor on paper_2013
가족을 생각하며
가족이 그립고
집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집이 있어도 가족은 없는 쓸쓸함
가까운 사람들이 만든 외로움의 추위를
사랑으로 녹여야 할 계절입니다
놀러 오라 초대해 놓고도
막상 전화하면
집에 없는 사람들이 많아 슬퍼요
무에 그리 바쁜지 어디로 나갔는지
대답 좀 해 보실래요?
함께 웃고 함께 밥 먹는 기쁨으로
평범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주인공이 되세요
눈 내리는 12월엔
손님이 머물 빈 방도 하나 준비하며
행복한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세요.
박유미_가을 추억의 소나타(Ⅲ)_130.3x53cm_watercolor on paper_2013
송년 기도 시 / 친구에게
올 한해도
친구가 제 곁에 있어 행복했습니다
잘 있지? 별일 없지?
평범하지만 진심 어린
안부를 물어오는 오래된 친구
그의 웃음과 눈물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합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깊은 신뢰로
침묵 속에 잘 익어 감칠맛 나는 향기
그의 우정은 기도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음악입니다
친구의 건강을 지켜 주십시오
친구의 가족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박유미_아름다운 봄날의 아리아_72.7x60.6cm_watercolor on paper_2012
송년 기도 시 / 어린이 에게
잃었던 동심 그리워
어린이를 만납니다
맑은 눈
정직한 마음 찾고 싶어
갓 태어난 아기를 안아봅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혼잣말의 기도로 부탁합니다
다시 시작하게 해다오
다시 노래하게 해다오
거짓 진실
거짓 평화
거짓 사랑은
처음부터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다오
어른도 어린이처럼
꿈을 많이 꾸어 행복한 나라에서
너처럼 웃으며 살게 해다오.
송년 기도 시 / 좋은 이웃이 되려면
'하느님을 찾았으나 뵈올 길 없고
영혼을 찾았으나 만날 길 없어
형제를 찾았더니 셋 다 만났네'
라는 말이 적힌 쪽지를
벗에게 전해 받고 생각에 잠깁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사랑으로 찾아 나서면
길이 열리리라 믿고 희망하면서~
어려운 이웃 찾아 멀리 갈 수 없으면
매일 만나는 이들에게라도
말과 행동으로 정성껏 인내하는
작은 사랑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으로
다가설 수 있을 테니까요
진정한 선물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송년 기도 시 / 아픈 이들을 위하여
몸 마음이 아파서
외롭고 우울한 이들 위해
오늘은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고통을 더는 일에
필요한 힘과 도움 되지 못하는
미안함 부끄러움
면목없음 안타까움
그대로 안고 기도합니다.
정작 위로가 필요할 땐 곁에 없고
문병을 가서는 헛말만 많이 해
서운할 적도 많았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외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 가난하지만 맑은 눈물
작은 위로의 기도로 받아주시면
제게도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감사의 기쁨
감사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엔 해가 뜨고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하루 내내 한 달 내내
그리고 일 년 내내
감사하며 살았지만
아직도 감사는 끝나지 않은
기도의 시작일 뿐입니다
받은 은혜 받은 사랑 잊지 않고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베푼 관심 베푼 사랑도
돌아보면 이기심 투성이라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다시 오는 새해에는
더 많이 감사해서 후회 없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또한
감사의 기쁨을 감사드립니다.
- 이해인
- 그림 / 박유미(수채화) -그리움의 소나타를 노래하다
- 음악 / Gheorghe Zamfir - Dreamy Love Song(꿈의 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