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버스를 기다려 본 사람은 주변의 아주 보잘 것 없는 것들을 기억한다. 그런 사람들은 시골 차부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 세월의 빗물에 젖어 누렇게 빛이 바랜 버스 운행 시간표를 안다. 때가 꼬질꼬질한 버스좌석 덮개에다 자기의 호출번호를 적어놓고 애인을 구하고 싶어하는 소년들의 풋내 나는 마음도 안다. 그런 사람은 저물 무렵 주변의 나무들이 밤을 맞기 위해 어떤 빛깔의 옷으로 갈아 입는 지도, 낮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저녁연기가 어떻게 마을을 감싸는지도 안다. 그리고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버스는 천천히 오거나 늦는다는 것도 안다. 작고 하찮은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가슴이 따뜻한 사람일 것이다. - 안도현의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에서 - 그림 / 신종섭 화백 Gheorghe Zamfir_Now And Forever
![]()

2014.03.12 17:34
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조회 수 1049 추천 수 228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아이디 | 이름 |
---|---|---|---|---|---|---|
286 | 봄으로 가는 마음 길에서 | 김 혁 | 2014.03.05 | 908 | hk3039 | 김 혁 |
285 | testing | 김 혁 | 2014.03.06 | 830 | hk3039 | 김 혁 |
284 | testing2 | 김 혁 | 2014.03.06 | 841 | hk3039 | 김 혁 |
283 |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이해인 | 김 혁 | 2014.03.07 | 902 | hk3039 | 김 혁 |
» | 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 김 혁 | 2014.03.12 | 1049 | hk3039 | 김 혁 |
281 | 떠난 뒤의 그리움 / 朴圭海 | 김 혁 | 2014.03.12 | 975 | hk3039 | 김 혁 |
280 | 목련의 悲哀 / 향기 | 김 혁 | 2014.04.06 | 744 | hk3039 | 김 혁 |
279 |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 김용택 | 김 혁 | 2014.04.07 | 823 | hk3039 | 김 혁 |
278 | 용서하라 | 김 혁 | 2014.04.08 | 846 | hk3039 | 김 혁 |
277 | 무엇이 성공인가 / 류시화 | 김 혁 | 2014.04.11 | 757 | hk3039 | 김 혁 |
276 | 나와 인연인 모든 이들을 위하여 | 김 혁 | 2014.04.20 | 728 | hk3039 | 김 혁 |
275 | 인생(人生) | 김 혁 | 2014.04.20 | 859 | hk3039 | 김 혁 |
274 | 향 심 | 김 혁 | 2014.04.23 | 1017 | hk3039 | 김 혁 |
273 |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 | 김 혁 | 2014.04.23 | 935 | hk3039 | 김 혁 |
272 | 인간의 생에는 세 가지의 질서가 있다 | 김 혁 | 2014.04.28 | 995 | hk3039 | 김 혁 |
271 | 그렇다 해도 어쨌든 / 마더데레사 | 김 혁 | 2014.04.28 | 814 | hk3039 | 김 혁 |
270 | 후회없는 삶을 살기 바라면서 | 김 혁 | 2014.04.28 | 957 | hk3039 | 김 혁 |
269 | 이해는 아름다움의 시작입니다 | 김 혁 | 2014.04.30 | 837 | hk3039 | 김 혁 |
268 | 5월이 아름다운 것은 | 김 혁 | 2014.05.03 | 887 | hk3039 | 김 혁 |
267 | 담쟁이 | 김 혁 | 2014.05.03 | 769 | hk3039 | 김 혁 |
266 | My love | 김 혁 | 2014.05.06 | 812 | hk3039 | 김 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