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정성스런 땀의 결정체(結晶體)
** 가을- '하늘 아래 땅 위에' **
늘 이맘때면,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라는 시 한 편이 떠 오릅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 옆에서' 라는.. 이 한 편의 시가
세상의 모든 법칙. 인연. 이치를 꿰뚫은 명작이기에
온 들판이...모든 강산이... 결실로 여물어 가는 이맘때면
나도 모르게 뭉게구름처럼 피어 오릅니다.
논밭 가득 일렁이는 풍년의 포만감.
황금물결의 벼이삭...빨간 사과...윤기도는 밤송이...
포도 송이...주먹만한 복숭아...참깨 주저리...향기고은 들깨꽃..
톡톡 영근 수수이삭...아주까리 열매..애호박... 늙은호박..
살찐 토란과 고구마...
다래 열매..토종 바나나라 불리는 어름..산머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이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농부의 땀과 정성이 헛되지 않아
콩 심은데 콩이 열리고,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열렸네요.
가을의 풍성한 모든 것들이. 한 알의 씨앗에서 비롯됨이니,
씨앗이 씨앗이기를 고집할 때는 늘 외로운 혼자일 뿐이나
씨앗이 자신을 버리고 흙에 떨어져 온 몸으로 싹을 틔워야만
그 자손이 쭉쭉 뻗어 창대해짐을 보면서
희생과 배려가 세상을 지탱하는 원천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솝이야기 한 토막,
여름내내 그늘에서 통키타 치면서 노래부르던 베짱이
뜨거운 태양 아래 뻘뻘 땀흘리며 열심히 일한 부지런한 개미의
대조적인 겨울나기를 귀가 아프도록 듣고 읽은 우리들이기에
이 가을이 주는 의미는 각자마다 남다르리라 생각합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도심을 벗어나 가까운 농촌을 찾아보세요.
시원한 바람...들녁 가득한 풍성함...
뛰고 날으는 메뚜기들의 생동감...따사로운 햇볓..
모두가 당신을 위한 축복의 노래를 부를니다.
귀를 열고 가슴을 젖히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논두렁 밭이랑을 거닐어 보면
어느새 작은 새가 되어 푸른 창공을 훨훌 날게됨을 느낍니다.
세상은....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가슴에 안겨오는 신묘한 영물(靈物)입니다.
겸손하게 고개숙인 벼이삭
.퐁년의 물결이 일렁인다
단호박 하나 세상을 다 품었다
어린 애호박의 수줍은 미소
단 맛 물씬 향기롭다
농부의 땀에 보은하듯 탐스럽다
바람불까..낙과될까..노심초사의 모정
하늘 우러러 양기를 뜸뿍 받는다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주렁주렁 행복이 열렸다
밤송이 아람 불면 세 쌍둥이 나오겠지...
밤송이 모여서 미레세상 의논을 하고...
하얀 풋밤 톡톡 영근 모습이 보이는듯 하다
- 옮긴 글 -

2009.10.01 16:43
가을- '하늘 아래 땅 위에'
조회 수 1947 추천 수 4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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